
대한민국 여자야구대표 배유가. 스포츠동아DB
대표팀 이광환 감독은 첫 손에 배유가를 투타 에이스로 꼽았는데 경기를 보면 한 눈에 ‘클래스’가 다른 선수임을 알 수 있었다. 안정된 타격폼에서 타구를 외야로 날릴 수 있는 펀치력을 보여줬고, 투수로서도 실질적 에이스였다.
일본 교토에서 자란 배유가는 원래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다. 한국 소프트볼에서 뛰고 싶어서 2014년 언니와 함께 귀화를 결정했다. 부모님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다 여자야구월드컵에서 최선의 성적을 내기 위한 대표팀의 부름에 임해 야구에 입문했다. 배유가는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됐지만 야구 언니들이 너무 잘 챙겨줘 재미있다. 호흡도 잘 맞고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인사말조차 몰랐는데 지금은 인터뷰가 가능한 수준이다. 노력도 많이 했지만 소프트볼과 야구 덕분에 대화가 필요했고 빨리 배울 수 있었다.
배유가는 “나는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소프트볼이든 야구든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짊어지겠다는 생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다. 사실 한국여자야구가 사상 최초로 쿠바를 깬 역사적 경기는 배유가의 투수로서 야구 데뷔전이기도 했다. 소프트볼과 야구는 룰이 달라 투구폼부터 생소했을 터인데 자기 몫을 다했다. 소프트볼 선수들의 여자야구대표팀 합류로 이뤄낸 성과다. 배유가를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순수함 만큼은 순도 100%다.
기장(부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