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달의 연인’ 퇴장 박시은, 실종된 맥락 되살렸다

‘달의 연인’ 퇴장 박시은, 실종된 맥락 되살렸다

요란한 스토리에 그나마 무게 중심을 잡아주던 인물이 퇴장했다. 바로 박시은이다. 미약했던 존재감을 찬란하게 폭발하고 떠났다.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이하 달의 연인) 5회에서는 세상을 떠난 해씨부인(박시은)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해씨부인은 해수(이지은)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왕욱(강하늘)의 연심을 눈치챘다. 해씨부인은 “해수에게 좋은 짝을 찾아주고 싶다. 우리 곁에 두고 오래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왕욱 역시 “나도 같은 마음이다”며 연심을 드러냈다. 이런 왕욱의 마음은 해수에게 전한 시에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백아(남주혁)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백아는 해씨부인에게 “설마 알고 있었느냐. 누이는 형님의 마음을 벌써 다 알고 계셨다. 그렇지 않냐”며 울분을 토했다. 백아는 해씨부인이 왕욱에게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 알기에 그녀를 애틋하게 바라보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해씨부인은 황후 황보씨(정경순)와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황후가 내게 그러셨다. 황자에게 내가 큰 힘이 됐으니 차후 내 부탁 하나만큼은 꼭 들어주신다고. 아무리 어려운 것도 반드시 들어준다고”라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면서 “해수를 황자의 짝으로 허락해 달라. 내게 남은 날이 얼마 없다는 걸 아시지 않느냐”고 애원했다.

또 해씨부인은 해수에게 직접 왕욱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다. 해씨부인은 “넌 황자에게 어떤 마음이니. 바보 같긴. 내게 화장을 해주겠니. 그분께 아름답게 기억되고 싶어”라고 부탁했다. 자신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해씨부인은 자신을 치장해주는 해수를 바라보며 속마음으로 왕욱을 부탁했다.



이어 왕욱의 등에 업힌 해씨부인은 그와의 과거를 떠올리며 깊은 잠에 청했다.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 모습에 해수는 오열했고, 왕욱 또한 슬픔에 잠겼다.

그리고 해씨부인을 연기한 박시은은 오롯이 제 역할을 해내며 작품에서 퇴장했다. 비록 시작은 미약한 존재감이었지만, 끝은 찬란하게 빛났다. 요란하고 빈약하기만 스토리에 오직 홀로 한회 분량은 채워나갔다. 박시은의 연기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시은은 방송 직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해씨부인이라 행복했습니다. 연기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걸 다시금 깨우쳐 주셔서 감독님께 감사해요. 해씨부인 예쁘게 그려주신 작가님도 너무 감사해요. 누나 웃겨주며 연기하느라 (강)하늘이도 고생했고, 이젠 해수(아이유)와 마음껏 행복하길. 여러분 제 동생 해수 많이 사랑해주세요. 여러분께 맡기고 저는 갑니다”라고 하차 소감을 밝혔다.

또 박시은의 남편이자 ‘달의 연인’의 경쟁작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 활약 중인 진태현은 “내가 이 여배우(박시은)를 만난 건 정확히 2002년 14년전이었다. 당시 미니시리즈에서 메인 배우 역할로 연기를 하고 있었다. 난 2001년 공채합격 후 단역 배우였고, ‘저렇게 예쁠 수 있나’ 당황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여자를 6년 전 작품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사랑에 빠졌고, 이렇게 부부가 됐다. 난 이 배우가 올해 초부터 이 작품을 얼마나 연구하며 노력했는지 옆에서 본 증인이다. 시간만 나면 대본을 외웠고, 해씨부인이 되려 애를 썼다”고 덧붙였다.

진태현은 “오늘 이 배우는 드라마에서 퇴장을 했다. 너무 멋진 캐릭터를 선보이며 감동을 주었다. 와이프가 아니라 배우 박시은으로 존경하며 앞으로의 길을 응원해야겠다.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밝혔다.

한편 ‘달의 연인’은 박시은의 퇴장으로 이제 이준기와 강하늘, 이지은의 삼각 로맨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