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삼성, 최형우·차우찬 무조건 잡는다는데…

입력 2016-09-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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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차우찬(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이 올 시즌 종료와 함께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4번 타자 최형우(33)와 좌완 에이스 차우찬(29)을 무조건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 경영진은 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내년 팀 전력운용에 대해 고민과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류중일 감독과도 이 같은 방향에 대해 교감을 나눴다.

삼성은 올 시즌을 끝으로 류 감독과 3년 계약이 끝난다. 재계약은 시즌 종료 후 그룹 최고위층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서 하위권으로 급격히 추락한 만큼 감독 거취문제, 전력보강 등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과제가 많다. 특히 최형우와 차우찬이 한꺼번에 타 팀으로 떠날 경우 삼성은 급격한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타격 1위와 타점 1위 경쟁 중인 최형우는 3할과 30홈런, 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타자다. 만 33세로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지난 수년간 스스로 내구성을 입증해왔다. 차우찬 역시 시즌 10승 이상이 가능한 투수며 이닝소화와 탈삼진 능력이 빼어나다.

삼성의 확고한 내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스토브리그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형우는 우승을 노리는 지방A구단과 둘러싼 다양한 소문이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원 소속팀과 우선협상기간도 없다. 각 팀은 FA선수를 놓고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

최형우를 영입하면 당장 팀 공격력이 눈에 띄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성적이 필요한 팀은 당연히 관심이 높아진다. A팀은 막강한 자금력까지 갖추고 있어 실탄 경쟁에서 과거의 삼성이 아닌 현재의 삼성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상황이다. 차우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팀도 복수다. 단 감독 거취와 투자 방향에 따라 변수가 있다.

삼성은 스토브리그에서 국내 팀 뿐 아니라 해외 팀들과도 최형우, 차우찬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최형우는 오승환과 같은 에이전트와 이미 손을 잡았다. 일본과 미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해외진출 모색 가능성도 높다. 차우찬도 일본통 에이전트와 함께하기로 했다.

한 현역 감독은 “최형우의 가장 큰 매력은 건강한 몸과 꾸준함이다.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삼성이 확고한 내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FA전쟁에서 패해 핵심 전력을 잃는다면 팀 안팎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전력적인 측면에서도 어쩔 수 없이 우승 도전이 아닌 팀 재건에 초점을 맞춰야 할 수도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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