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원더랜드 인 제주’ 제주도에서 펼쳐진 뮤직 원더랜드

입력 2016-09-19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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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지스 컴퍼니

‘2016 원더랜드 인 제주’가 제주도 페스티벌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며 공연을 마무리 했다.

9월 17일 제주도 렛츠런파크에서는 2016 원더랜드 인 제주가 개최됐다. 2016 원더랜드 인 제주의 눈에 띄는 특징은 무료로 진행되는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기업체의 협찬이나 관공서의 후원이 있는 것도 아닌, 순수하게 행사의 기획사인 안지스 컴퍼니가 주최하는 행사이다.

라인업도 허투루 구성하지 않았다. YB를 비롯해 다이나믹듀오, 빈지노, 딘, 강산에, 칵스, 솔루션스, 이디오테잎 등등 국내 대형 뮤직 페스티벌의 단골손님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제주도의 밤을 장식했다.

이쯤 되면 궁금증은 ‘대체 왜 이런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나’를 향하게 된다. 말이 좋아 무료공연이지, 페스티벌을 한번 진행하고자 하면 출연진의 개런티와 무대 설치, 장소 대여 등 아무리 적게 잡아도 억대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진=안지스 컴퍼니


심지어 ‘2016 원더랜드 인 제주’ 는 제주도에서 진행된 행사인 만큼 개런티나 무대 설치 비용 등이 수도권에서 진행할 때보다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공연의 기획사 안지스 컴퍼니의 김지훈 대표는 “미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웃었다.

이어 “원래 제주도에서 사업을 하는데, 공연쪽은 대행사업을 했다. 그러다 만들어보고 싶은 공연도 있었고, (제주도에서 공연에 대한)관객들의 불만이 큰 사운드와 무대였는데, 그걸 해보고 싶었다”라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료공연인데다가 협찬이나 지원도 없이 진행된 원더랜드 인 제주이기에 수익도 0원이다. 단순히 ‘해보고 싶었다’라는 이유만으로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감이 있다.

이에 김지훈 대표는 “지원도 안 받고 협찬도 안 받았지만 인정을 받고 싶었다.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인데, 이걸 자료로 해서 제주도민들에게 인정을 받고 내년부터는 떳떳하게 지원을 받아서 진행하고 싶다”라며 “제주도를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만들고 싶은데, 내년에는 무조건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야한다. 그러려면 이 행사가 이상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어쨌든 도에서 하는 행사라 도민에게도 인정을 받아야한다”라고 무리해서라도 무료로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쉽게 비유하자면 1회와 2회는 예고편으로, 본편은 내년으로 준비중인 3회부터인 셈이다. 그리고 당연히 본편부터는 무료 공연이 아닌 유료 공연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김지훈 대표는 “내년에는 절대 무료로 안할 거다. 지금 결혼을 준비중인데, 집 살 돈까지 가져다 쓴 거다”라며 웃어보였다.

물론 김지훈 대표와 안지스 컴퍼니도 유료공연이 되면 그에 걸맞은 퀄리티를 보여줘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2016 원더랜드 인 제주’ 를 평가 해달란 말에 김지훈 대표는 “솔직히 창피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충분히 짐작이 갔다. 예기치 못한 강풍으로 인해 공연은 약 3시간 정도가 지연돼 시작이 됐고, 그로인해 출연아티스트들은 리허설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무대 위에 올라가야 했다.

사진=안지스 컴퍼니


또 줄어든 공연 시간 때문에 각 아티스트의 무대 세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조급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심야 시간에 되자 주변 민원으로 인해 공연 중 전체적인 음량을 줄이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밖에 장기간의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에 편의시설이 전무해 음식 등을 먹기 위해서는 2~3km 거리의 편의점 등을 이용해야만 했다.

김지훈 대표는 “매끄럽지 못한 진행도 그렇고,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관객들과 정한 약속도 못 지켰고, 가장 큰 건 뮤지션들간의 흐름이 깨져서 매끄럽지 못한 게 그렇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편의시설은 제주도법이 야외에서 조리음식을 파는 게 불법이라고 하더라. 나도 가장 걱정했던 게 그 부분이다. 법적인 문제라 해결방안은 뚜렷하게 모르겠다. 조리음식은 불가능하지만 샌드위치처럼 완성된 간단한 음식은 가능다고 해서 그런 방향으로 생각중이다”라고 다양한 방안을 구상중임을 알렸다.

사진=안지스 컴퍼니


특히 김지훈 대표는 “내년에는 실수도 만회하고 더 보충을 해서 하려한다. 원더랜드는 특정 장르가 아니라 아이돌이든, 트로트든, 국악이든, 모든 연령대가 다 좋아하는 가수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페스티벌이고 싶다. 그리고 각 가수에게 어울리는 연출도 하고 싶다. 그냥 가수만 섭외해서 무대를 하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아직 원더랜드만의 특색은 없지만 그렇게 만들어 가고 싶다”라고 내년부터는 더욱 알차고 관객들이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올해와 같은 대규모의 공연이 아닌 좀 더 작은 사이즈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는 변덕스러운 제주도의 날씨 때문이고, 둘째는 소음으로 인한 민원 문제 때문이다.

김지훈 대표는 “앞으로는 작게 하고 싶다. 야외에서 하다가 날씨가 안 좋아지면 실내로 들어가서 이어하고, 그런 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사실 이 정도가 제주도에서 거의 최대 규모인데 이제 이렇게는 못 할 거 같다”며 “대신 3~40명이 모이더라고 알차게 진행하는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약속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들로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2016 원더랜드 인 제주’ 는 마지막 YB의 무대까지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 됐다.

17일을 넘겨 18일 새벽까지 진행된 공연에 약 1500여명의 관객들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환호성을 보낸 모습은 원더랜드 인 제주가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김지훈 대표가 추구하는 목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 대표는 “원더랜드는 규모가 큰 제주도 마을 축제라고 생각하고 기획했다. 그냥 좋아하는 뮤지션 왔을 때 즐겁게, 그리고 질서 있게 놀다 갔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제주|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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