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토픽] 전역자 삼총사 합류…전북의 행복한 고민

입력 2016-09-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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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라인업을 앞세워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을 압도하고 있는 전북현대가 안산 무궁화(경찰)에서 전역한 신형민을 비롯한 군팀 3총사의 합류로 스쿼드 운용을 놓고 ‘즐거운 고민’이 늘었다. 스포츠동아DB

전역자 신형민·정혁·이승기 팀 가세
더 치열해진 주전경쟁…구단은 미소
남은 시즌 다양한 라인업·전술 기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은 전북현대가 주도하고 있다. 딱히 적수도 보이지 않는다. 전북의 기세에 눌린 라이벌들이 먼저 미끄러지고 주저앉으면서 독주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30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17승13무, 승점 64 로 2위 FC서울(15승6무10패·승점 51)에 멀찌감치 앞선 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동반 제패를 목표로 설정한 전북은 지난 겨울이적시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였다. 그 결과 ‘넘버1’다운 호화전력을 구축했다. 포지션별로 2∼3명씩 자원을 끌어들였다. 그에 따른 약간의 불안요소도 있었다. 벤치를 지켜야 할 누군가의 불만은 팀내 불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즐거운 고민’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 에두, 김신욱, 이종호 등 4명이 경쟁한다. 투톱 2명, 교체까지 최대 3명 정도가 출전한다. 선수들을 달래고 보듬는 것도 내 역할이다”고 말했다.

7월 합류한 에두는 13일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5-0 승)에 나서지 못했는데, 그는 “내 축구 커리어에서 몸만 풀다 그라운드도 밟아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며 살짝 투정을 부렸다고 한다. 이에 최 감독은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음에도 누구 하나 분위기를 깨지 않는다. 이런 게 진짜 팀워크다”며 고마워했다.

전북현대 이승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전북의 행복한 고민은 또 있다. 8∼9월 들어 속속 합류한 ‘전역자’들이다. 공교롭게도 전부 중원에 몰려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안산 무궁화(경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콤비 신형민과 정혁, 클래식 상주상무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가 복귀했다. 이들 3명은 팀 합류가 늦어 챔피언스리그 엔트리에 추가로 등록할 수는 없었지만, 정규리그를 소화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아시아쿼터인 파탈루(호주)가 제 몫을 못한 가운데, 이호-장윤호와 필요에 따라 김보경-이재성을 내려 포백 수비라인의 1차 저지선으로 활용했던 전북 벤치로선 팀 운용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렇다고 무혈입성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역자들은 자신들의 이름값과 과거 기여도가 주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짧은 외출이 허락된 추석연휴도 반납한 채 오전, 오후로 훈련하며 몸을 만든 이유다. 최 감독은 “(신)형민이와 (정)혁이는 추석 당일에도 클럽하우스 출근도장을 찍더라. 완전히 운동중독자들이다. (이)승기도 입대 전과 지금의 체중이 똑같다. 작심하고 준비를 한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었지만, 전북에선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 신형민과 정혁은 이미 기회를 얻었고, 이승기는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매 경기 조금씩 달라지는 전북의 라인업을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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