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위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9-2 승리를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은 균형 잡힌 전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엇박자 없이 돌아간 톱니바퀴 덕에 두산은 정규리그 7경기를 남겨놓은 채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 수 있었다.

두산 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판타스틱4’ 이름만큼 막강했던 선발진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을 지칭했던 수식어 ‘판타스틱4’. 히어로 영화에서 따온 이름만큼이나 두산 선발진은 역대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했던 마운드로 남게 됐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시작으로 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4명의 선발진은 팀의 90승 중 74승을 챙기며 그 선봉에 섰다. 단순히 투수 한 명에 치중되지 않았기에 위력은 배가됐다. 21승의 니퍼트와 17승의 보우덴에 이어 두 15승 좌완 유희관과 장원준까지. KBO리그 역대 최초로 선발투수 4인이 동반 15승을 달성한 두산은 상대팀이 피해갈 수 없는 진용을 시즌 막판까지 구축했다. 선발싸움이 중요한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산 김재환-오재일-에반스-박건우(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타선에도 ‘판타스틱4’가 있다!
마운드에만 판타스틱4가 있던 것은 아니다. 타선에선 그 활약을 쉽사리 예상 못했던 4명의 새 얼굴들이 있었다. 박건우와 오재일, 김재환, 닉 에반스는 올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김현수(볼티모어)의 이적 공백을 지워나갔다. 이들의 활약과 더불어 기존 중심타자인 민병헌과 양의지가 합세한 두산 타선은 시즌 내내 팀 타율 1위 자리를 쉽사리 내놓지 않았다.
개인기록으로도 새 얼굴들의 도약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박건우는 시즌 내내 고타율로 1번타자 자리를 책임졌고, 오재일은 개인 최다인 26홈런으로 유망주 꼬리표를 완벽하게 떼어냈다. 김재환은 팀 역대 최초로 타율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 달성이 유력하고, 외국인타자 에반스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23홈런을 때려내며 두산의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깔끔하게 지워냈다. 두터운 타선 덕에 두산은 여유 있게 시즌을 운영할 수 있었다.

두산 정재훈-이현승(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우여곡절 속에서도 승리 지킨 불펜진
올 시즌 두산에서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곳은 불펜이다. 지난해 마무리 이현승은 그대로였지만, 그 앞을 받칠 투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즌을 앞두고 친정으로 돌아온 베테랑 정재훈이 가세하며 두산은 승리공식을 갖춰나갔다. 막강한 선발진이 7회까지 버틴 뒤 8회 정재훈에 이어 9회 이현승이 승리를 지켜내는 필승 방정식이 마련된 것이다.
위기도 있었다. 정재훈이 경기 도중 타구에 맞아 8월부터 자리를 비운데 이어 이현승마저 난조로 마무리를 더 이상 맡을 수 없게 됐다. 위기가 닥치자 불펜투수들은 하나로 뭉쳤다. 김성배와 윤명준, 고봉재가 셋업맨으로 나서고 경찰청에서 전역한 홍상삼이 마무리를 맡으며 필승조는 다시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빈 구석이 없는 두산. 21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쥘 수 있던 힘이 여기에 있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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