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연장전서 이겼다…상금 78위의 반란

입력 2016-09-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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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골퍼 양채린(왼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강촌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상금랭킹 78위에 머물렀던 양채린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2000만원과 2년 동안의 투어 출전권을 보장받았다. 사진제공|KLPGA

■ 무명 양채린 ‘미래에셋 클래식’ 우승

50전51기…정희원과 연장 접전 끝 정상
상금랭킹 78→30위 껑충…시드 걱정 끝


상금랭킹 78위의 반란이 일어났다. 투어 2년차 양채린(21·교촌F&B)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총상금 6억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양채린은 25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강촌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18 번홀(파3)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1·2차전을 파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채린은 3차 연장전에서 그린 밖에서 친 퍼트를 홀에 집어넣으며 버디를 기록해 우승했다. 2014년 드림(2부) 투어 상금랭킹 6위로 작년 정규투어에 입성한 양채린은 51번째 대회 만에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양채린에게는 꿈에 그리던 우승과 내년 시드 걱정을 한 방에 날린 감격적인 우승이다. 지난해 데뷔한 양채린은 매 대회가 살얼음판이었다. 작년 상금랭킹 56위(9107만4167원)로 어렵게 시드를 유지한 양채린은 이번 시즌 22경기를 뛰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는 등 상금랭킹 78위에 머물렀다. 시드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상금랭킹 60위와도 멀리 떨어져 있어 내년 투어 생존이 불안했다. 최근까지도 성적은 좋지 못했다. 앞서 열린 3개 대회에서 두 차례 컷 탈락하는 등 부진했다. 이대로라면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했던 양채린이 우승으로 모든 걱정을 덜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2위만 해도 어느 정도 숨통을 틀 수 있었다. 그러나 양채린은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 처음으로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고, 덤으로 2년 동안의 시드까지 챙겼다.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상금랭킹을 30위(1억6578만7500원)로 끌어올렸다.

양채린은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골프를 배웠다. 그러나 밝은 성격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녔다. 골프를 좋아하던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올 초부터는 별도의 스윙코치없이 아버지에게 레슨을 받으며 지냈다. 골프백도 아버지가 직접 멘다. 하지만 양채린은 큰 꿈을 꾸고 있다. 명예의 전당 가입과 은퇴 후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정희원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뽑아내면서 5타를 줄여 우승을 내다봤지만, 연장전에서 패하면서 시즌 두 번째(BMW레이디스 챔피언십) 준우승에 만족했다. 김세영(23·미래에셋)과 김해림(27·롯데), 김소이(22·롯데)가 공동 3위(9언더파 207타)에 자리했다.

한편 시즌 8승 사냥과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박성현(23·넵스)은 이날 무려 6타를 잃는 난조를 보이며 공동 17위(3언더파 213타)에 그쳤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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