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다의 26살에 쓴 자서전 - ①데뷔 전

입력 2016-10-06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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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 사진=동아닷컴DB

※이 글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힌 나다의 발언들을 1인칭 독백 형식으로 각색한 것임을 알립니다.

생각해보면 난, 처음부터 래퍼를 꿈꾸진 않았어.

음악을 좋아하기는 했어도 그냥 리스너이고 팬이었지, 내가 래퍼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했던 거 같아.

그때 내가 힙합 음악을 듣고 있으면 엄마가 “염불외우는 거 같다”며 싫어했던 기억도 있어.

하여튼 그때는 나도 엄마도 내가 래퍼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지.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좀 갑작스러웠어.

일단 고등학교 얘기를 좀 해야 할 거 같아. 믿을지 모르겠지만 난 선화예고를 다녔고, 동양화를 전공했어. 심지어 서울대 미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서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었어.

정말이라니까. 말 만으로는 못 믿겠다면 Mnet ‘MEET&GREET’ 와썹 편을 봐. 거기서 30분 만에 팬 초상화를 그린 적도 있거든.

정말 오랜만에 붓을 잡은 건데 나름 만족스럽게 나오더라. 뭐... 진짜로 그리니까 멤버들도 놀라긴 하더라.

이야기가 샜는데, 동양화 수업을 듣다보면 먼저 먹을 갈거든. 그때 선생님이 보통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과의 대화를 하라고 얘기하곤 해.

그래서 나도 자신과의 대화를 계속하는데, 온갖 심혈을 기울여 마음을 가다듬는데도 ‘아무래도 음악을 해야할 거 같은데...’,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거 같은데...’라는 생각만 들더라.

그래서 그냥 선생님한테 그만 두겠다고 했어. 대학가서 음악해도 된다고 말리기도 했는데 대학 가봐야 계속 미술만 할 거 같았거든.

그래서 그럴거면 지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 가서 자퇴하겠다고 말했지.

아까 엄마는 힙합 싫어한다고 말했지? 자퇴할 때 엄마는 학교에 오지도 않았어. 다행히 아빠가 굉장히 쿨가이여서 자퇴서에 사인을 해줬어. 그러면서 “처음 네가 미술을 한다고 했을 때, 네 성격상 그만둘 줄 알았다”라고 하긴 하더라.

사실 선화예고에 간 이유도 미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거기 교복이 예뻐서 간 거였어. 선화예고 교복 아니면 다른 덴 절대 안 간다고 고집을 피워 결국 입학했었지.

아무튼 그러고 나서 검정고시를 봤고, 대학을 방송연예과를 갔어. 일단 대학을 다닐 때는 연예인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

음악이 하고 싶었던 거지 아이돌을 할 생각은 아니었거든. 그래서 오디션도 안보고 있었어.

그래도 주변에서 제의가 와서 두 군데 정도 오디션을 보긴 봤는데, 들어가진 않았지. 그러다 지금 회사의 대표님을 만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

그런 생각이 들더라. 어쨌든 시작한 거, 어떤 방법이든 내가 음악을 하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이 나이 먹고 아이돌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이왕 시작한 거 한 번해보자’라고 마음먹고 시작한 게 와썹이야.

그런데 지금 26살이네. 지금 생각하면 엔터사도 좋은 점이 많은 거 같아. 사랑받는 것도 좋고, 그때는 그렇게 마음먹으니 아이돌도 하고 싶어지더라.

데뷔를 하긴 했는데, 힘든 건 마찬가지더라. 와썹라는 그룹이 눈에 많이 띄는 것도 아니고, 최근에는 2년 가까이 활동도 못했어.

연예인에게 무대가 없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더라. 고민도 많이 했어. 1년간 ‘내 욕심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둘까도 고민했어.

그러던 차에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간 거고, 난 정말 ‘내가 잘 하는 걸 보여줘야지’보다 그냥 인지도가 필요해서 나간 게 사실이야.

처음부터 목표가 좀 더 나라는 사람과 그룹을 알리고 싶었어. 이건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도 그렇게 얘기 했었어. 인기가 얻고 싶어서 힙합을 하는 게 아니라, 힙합을 하기 위해서 인지도가 얻고 싶었던 거지.

②에서 계속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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