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영화의 전당을 가득 채운 한국 관객들을 현혹시켰다.

쿠니무라 준은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영화 ‘곡성’ 무대인사에 홀로 올랐다. 이날 그는 영화 ‘곡성’부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까지 다양한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쿠니무라 준은 ‘곡성’의 캐스팅 과정을 회상하며 “아무래도 처음에는 영화 속 외부인이 일본인이어야 하는 것을 두고 그 의미에 신경 쓰였다. 그래서 나홍진 감독과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역할에 몰입, ‘곡성’의 동굴 장면을 멋지게 재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더불어 그는 ‘무한도전’ 무한상사 출연 소감을 전했다. 그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오래 방송해온, 최고의 사랑을 받는 넘버원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무한상사’가 드라마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 하는 드라마와 영화처럼 그 연장선에서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출연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쿠니무라 준은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연기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느냐”는 질문에 “송구하게도 내가 연기 지도할 입장은 아니었다. 유재석이 일본어로 연기하기 수월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일어로 쓴 종이를 등 뒤에서 보여주면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대답했다. 이어 “모든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고 유재석 정준하 하하와만 연기했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더라. 웃음을 만드는 힘이 대단하더라. 현장이 굉장히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쿠니무라 준은 나홍진 감독과 장항준 감독의 스타일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나홍진 감독은 본인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구도가 강하고 그것을 추구한다. 생각대로 안 될 때 급속도로 기분이 다운된다. 장항준 감독은 계속해서 주변과 사람을 많이 살핀다. 감독의 스타일이 현장에서도 드러나는구나 싶더라. 대조적인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를 오래전부터 봐왔다. 안성기 송강호 배두나를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낸 쿠니무라 준. 그는 “‘곡성’을 통해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났는데 정말 멋지더라.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제대로 알고 즐기는 한국 영화 관객들의 힘을 느꼈다”며 “그런 한국 영화 관객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곳이다. 어느 영화제보다 영화에 대한 열의가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칸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는 잔치 같은 분위기다. 뜨거운 열기는 부산영화제가 최고인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의 애정 넘치는 발언에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