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차두리, 슈틸리케호 구할까

입력 2016-10-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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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 차두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대표팀 전력분석관 합류
선수단 소통 리더십 기대


현역에서 은퇴한 차두리(36·사진)가 위기에 빠진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분위기를 추스를 ‘소방수’로 긴급 출동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차두리를 국가대표팀의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이날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용수 KFA 기술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차두리는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활동 기간은 다음달 7일 예정된 대표팀 소집일부터 한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다.

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 차두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큰 형님 차두리, 대표팀 ‘소통’ 가교 역할

대표팀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서 0-1로 패하면서 A조 3위(2승1무1패·승점 7)로 밀려나 대회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이란전 패배 후 ‘소리아 논란’으로 선수단과 마찰을 빚으며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협회는 대표팀 대·내외 소통의 윤활유 역할을 할 차두리를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낙점했다.

이용수 위원장은 “이란 원정 때 자바드 네쿠남 선수가 경기 전후로 이란 선수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 우리도 대표팀 경험이 있는 좋은 지도자가 형님 역할을 하며 대표팀 안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차두리는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대표팀 생활을 하며 기술·전술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있고, 독일어도 할 수 있다. 또 대표팀 후배들로부터 존경받고 성실하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이란전 패배를 지켜보며 “일찍 은퇴한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다.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던 차두리도 협회의 요청을 적극 수락했다.

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 차두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전력분석보다 선수단 자신감 회복이 우선

대표팀 코치에 필요한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은 차두리는 일단 지원스태프인 전력분석관으로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용수 위원장은 “차두리가 내년 2월 시작되는 A급 자격증 과정을 밟아 정식으로 획득하면 추후 계약을 통해 코치의 일원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그 이전까지는 분석관이지만, 벤치에서 코칭스태프의 일을 주문하고 싶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차두리는 대표팀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많이 위축되어 있고 불안해한다. 나도 대표팀 생활을 통해 몸소 경험했다. 선수들이 어떤 기분인지 안다.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며 “전술적인 것들 보다는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을 준비가 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선수들 모두 능력이 있다.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다짐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님과 신태용 코치님 등 경험 많은 분들 밑에서 전술에 대한 내 의견을 밝히면서도 배울 것은 배우겠다. 각자의 역할을 한다면 팀도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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