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깬 슈틸리케…소속팀 부진 이정협·박주호·윤석영 발탁

입력 2016-11-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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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5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우즈벡전 25명 명단 발표

석현준은 똑같은 이유로 제외 ‘이중잣대’

한국축구는 위기에 몰려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불투명하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승1무1패, 승점 7로 이란(3승1무·승점 10)과 우즈베키스탄(3승1패·승점 9)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우즈벡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처지다.

그럼에도 울리 슈틸리케(62·독일)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실언도 거듭됐다.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캐나다전(11일·천안·평가전)∼우즈벡전 엔트리(25명) 발표 기자회견은 안타까웠다.

축구대표팀 이정협. 스포츠동아DB


일단 원칙이 깨졌다. “뛰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던 약속을 뒤집었다. 7개월여 만에 호출된 이정협(25·울산)의 발탁은 큰 의문을 자아냈다. 지금의 이정협은 지극히 평범하다. 울산에서도 주전급이 아니다. 그러나 ‘플랜A 투입’을 공표했다. 이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핵심은 피한 채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볼 소유를 많이 하고 문전 세밀함이 필요하다. 우리 공격이 강했을 때는 수비 문제가 없다. 공격을 강화하면 수비도 해결된다. (이정협의 합류로)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리라 본다.” 이어진 ‘이정협이 부진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공격수를 평가할 때 포인트만 보지 않는다. 다른 방식으로 평가한다. 처음 뽑았을 때도 주전급이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움직임을 보였다. 울산에서 많이 움직이며 열심히 뛰지만 찬스가 적다”고 설명했다.

축구대표팀 박주호-윤석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역시 소속팀에서 부진한 왼쪽 풀백 박주호(29·도르트문트)와 윤석영(26·브뢴뷔)은 뽑아놓고도,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에 대해선 “요즘 소속팀 경기에 뛰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부르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상 주전 투입을 약속한 이정협과 비교하면 흡사 ‘코드 인사’임을 자인한 격이다. 과거 덜 뽑아서 논란이 된 대표팀 인원을 “내부경쟁을 위해서”라며 25명까지 늘려놓았으니 더더욱 이상하다. 우즈벡전에는 23명만 등록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11월 소집 명단 25명 중 2명은 빠져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은 아주 중요하다. 홈에서 승점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나와선 안 된다”며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원칙이 깨지고, 주전과 비주전이 뚜렷해진 상태에서 축구대표팀이 제대로 전력을 가동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월드컵 본선은 물론 최종예선도 실력을 증명하고 발휘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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