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제도 바꾼 ‘K팝스타6’ 향한 기대와 우려

입력 2016-11-1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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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가 변했다.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끝으로 종영을 예고한 ‘K팝스타 시즌6-라스트 찬스(이하 ‘K팝스타6’)’가 전과 다른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대대적으로 제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오디션 참가 자격은 대폭 확대됐고 최종 우승자의 특권은 달라졌다.

당초 차세대 K팝스타를 발굴하고자 기획된 ‘K팝스타’는 서바이벌 오디션이지만 비교적 착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악마의 편집보다는 오디션의 본질에 집중, 잠재력을 갖춘 아마추어 ‘원석’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재미를 유발했다. 시청자들은 ‘원석’의 발견과 그들의 성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응원하며 ‘K팝스타’와 함께해왔다. 그렇게 ‘K팝스타’는 6년여 시간동안 박지민, 이하이, 악동뮤지션, 버나드박, 샘김, 이진아, 케이티김, 정승환, 이수정 등 개성 넘치는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K팝스타6’의 참가 자격은 지난 시즌과 다르게 ‘원석’에 국한되지 않는다. 가요계에 데뷔한 기성 가수는 물론 가요 기획사의 연습생, 이전 시즌에 참가했다가 고배를 마신 사람 모두 ‘K팝스타6’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됐다.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에 맞게 마지막 기회를 아낌없이 주기로 한 것.

박성훈 PD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계급장을 떼고 누가 진짜 최고인지를 가려보자는 취지”라면서 “말 그대로 세 심사위원 앞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 명의 심사위원들 역시 “진정한 최강자, 진짜 ‘K팝스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최고의, 최강의 실력자’를 높이 산다고 한다. 참가자의 현재 실력보다 ‘잠재력’을 눈여겨보던 어제의 ‘K팝스타’가 아니라는 말이다. 양현석 심사위원은 참가자의 비율에 대해 “숨은 인재는 50% 정도다. 기획사 연습생이 25%고 실패했던 가수들이 25% 정도”라고 밝혔다. 참가 자격이 확대되면서 연습생과 기성 가수가 전체 참가자의 반을 차지했다. 이는 반대로 숨은 인재들이 설 자리가 반으로 줄었다는 이야기다. 신입사원 모집 공모에 경력사원들이 대거 몰린 격. 아마추어 참가자들에게는 더 치열해진 상황이다.

지원 자격의 확대를 통해 ‘K팝스타6’는 이전 시즌과 차별화했다고 하지만 오히려 타 오디션과의 차별화에서는 역행하는 꼴이 됐다. 101명의 연습생들을 한데 모았던 ‘프로듀스101’과 제한 없이 전 국민에게 참가자격을 부여한 ‘슈퍼스타K’를 연상케하는 지점이 있다.

‘프로듀스101’과의 유사성에 대해 박진영 심사위원은 “‘프로듀스101’은 음악보다는 참가자들의 세계를 다룬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참가자들을 음악 속에 넣어놓는다”며 “기존 ‘K팝스타’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프로듀스101’과 비슷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듀스101’에서 조기 탈락했다가 ‘K팝스타6’에 나온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지금까지도 좋은 성적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 친구를 바라보는 눈이 ‘프로듀스101’과는 달랐기 때문 아닐까 싶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옆에 있던 양현석은 “‘K팝스타’의 강점은 활발히 활동하는 제작자들이 심사한다는 것이다. ‘프로듀스101’에도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우리 같은 제작자 심사위원은 없었다. 심사를 할 때도 그들과 다르게 표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사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참가자의 자격 확대뿐 아니라 우승자의 새로운 혜택도 ‘K팝스타6’만의 차별 포인트. 우승자가 세 회사 중 한 곳을 골라 계약을 맺던 기존의 룰 대신 YG, JYP, 안테나가 우승자를 공동으로 프로듀싱하며 데뷔 무대를 함께 준비하게 됐다. 세 회사가 우승자의 데뷔곡은 물론 공동 프로모션까지 제공하는 것.

박성훈 PD는 “세 회사 중에 한 곳을 선택하는 기존 제도에 가려져 참가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회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소속사가 이미 있거나 사정상 소속사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세 회사가 각자의 색깔을 섞어서 데뷔무대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분명 연습생과 기성 가수에 치중해 생긴 변화다. 일회성인 데뷔 무대보다 보금자리(소속사) 보장이 우선인 참가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일 터. 전속 계약은 영영 물 건너 간 걸까.

이와 관련해 SBS 관계자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우승자가 데뷔만 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승자의 성향에 따라 혜택이 달라질 것 같다. 맞춤형으로 진행될 것이다. 디테일한 부분은 아직 조금 더 논의해야겠지만 3사에서 합의한 부분이 분명하다. ‘K팝스타6’가 우승자의 애프터까지 책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승자에게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K팝스타6’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착한 오디션으로 남을 수 있을까. 기존 일요일 오후에서 밤으로 시간대를 옮긴 ‘K팝스타6’는 20일 일요일 밤 9시 15분 첫방송응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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