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김형일 “우리가 우승 청부사”

입력 2016-11-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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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는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알 아인과 2016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2012년 울산현대에서 ACL 우승을 차지한 김신욱의 경험은 전북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각각 울산·포항에서 ACL 우승 경험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 공수의 핵
“전북의 시즌은 12월에도 계속 된다”

K리그의 자존심 전북현대의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초지일관 아시아 정상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시즌 내내 “아시아 제패는 이제 우리의 숙명이 됐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2006년 이후 10년만의 통산 2번째 우승, 그리고 2011년 준우승의 아픔을 털어낼 기회가 왔다. 전북은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알 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때 아시아 최강자로 군림한 K리그 클럽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2012년 울산현대가 마지막이다. 전북으로선 결코 놓칠 수 없는 승부다. 19일 홈 1차전에서 2-1로 이겨 유리한 듯하지만, 안방에서의 실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2차전에서 최대한 정상적인, 특유의 공격 축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행히 ‘우승’이라는 ‘고기’를 먹어본 선수들이 있어 든든하다. 전북 공수의 핵 김신욱(28)과 김형일(32)이다. 둘은 각각 울산(2012년)과 포항 스틸러스(2009년)에서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아본 적이 있다. 전북 벤치는 19일 1차전에 김신욱과 김형일을 선발로 출격시켰다. 최 감독의 선택은 통했다. 이들은 능력을 100% 발휘했다.

원톱 김신욱은 197.5cm의 큰 키를 십분 활용해 알 아인 수비진을 괴롭히다 후반 31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PK) 찬스를 유도했다. 중앙수비수 김형일은 상대 키 플레이어 오마르 압둘라흐만 봉쇄에 나선 ‘최철순 시프트’에 맞춰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했다. 딱 한 장면이 아쉬웠는데, 후반 18분 오마르의 패스를 잡은 다닐로 아스프리야의 선제골을 차단하지 못했다. 김형일은 살짝 몸을 비튼 아스프리야의 페인팅에 속아 왼발 슛 찬스를 허용했다.

전북 김형일. 스포츠동아DB


그래도 모두가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특히 쫓기는 쪽은 반드시 골을 넣고 이겨야 할 알 아인이다. 또 김신욱과 김형일은 자신들이 ‘우승청부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올해 초 울산을 떠나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한동안 감각이 오르지 않아 비난을 받기도 한 김신욱은 “골잡이는 골로 증명하면 된다. 이곳(전북)에 온 이유는 누구보다 잘 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한 작은 조각이 되겠다는 마음”이라며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고, 결국 지금에 이르렀다. 2012년 울산에서 일군 짜릿한 우승의 추억도 안정과 여유를 준다. 극심한 긴장과 부담 속에 어떻게 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김형일도 롤러코스터를 탄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채비를 끝냈다. 4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빈즈엉(베트남) 원정에서 퇴장당해 팀의 2-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전북도 하마터면 우승은커녕 조기에 탈락할 뻔했다. 9월에는 발목을 다쳤다. 그래도 최 감독은 끝까지 기다렸다. 진통제와 재활로 피치를 올리다 맞이한 결승 1차전은 ‘완벽한 철벽’의 부활을 알린 경기였다.

김형일은 “포항(2009년)에선 나이가 어려서인지 모든 게 얼떨떨했다. 지금은 뭔가 강한 느낌이 온다. 확실한 (우승의) 감이 있다”고 밝혔다. 김신욱도 “우리의 시즌은 11월이 끝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열릴 12월에도 전북의 축구는 계속될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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