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도로공사, 11월이 괴롭다

입력 2016-1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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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도로공사의 11월이 괴롭다. 28일까지 6연패, 꼴찌라는 현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왕따설’까지 겹쳤다. 26일 대전 인삼공사전에서 도로공사 외국인선수 브라이언이 공격을 성공했음에도 동료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소위 ‘왕따설’이 일부 팬들 사이에 유포된 것이다. ‘따돌림’을 뒷받침하는 근거처럼 제시되는 동영상까지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말할 가치도 없는 일이다. 배구를 못하다보니 이런 억측까지 당한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봤자 선수들은 이미 상처 받았다”고 한숨쉬었다.

일부 팬들의 가장 큰 지탄을 받는 표적은 국가대표 세터 이효희(36)다. 의도적으로 브라이언을 외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배구 전문가는 “세터 포지션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가뜩이나 주 공격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세터 머리가 더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 세터에게 팀 분위기를 띄우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 공격 생각에 골몰하다보니 순간적으로 지나쳤을 수 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23일 GS칼텍스전 패배 후 “내가 봐도 줄 곳이 없다. 이효희가 가장 힘들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도 “그럼 그 상황(풀세트 역전패 위기에 빠진)에 웃음이 나오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도로공사 이효희. 사진제공|도로공사


무엇보다 이효희의 인품을 아는 배구인들의 증언도 이런 의심이 음해임을 시사한다. 베테랑 배구기자는 “후보선수 가족이 배구장에 온 날이면 일부러 그 선수에게 공을 더 많이 올려주는 세터”라고 이효희를 평한 적이 있다. 이효희는 동아스포츠대상 여자배구 2015년 올해의 선수였다. 동아스포츠대상은 선수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는데, 이효희의 전 소속팀인 IBK기업은행 후배들은 전원이 1위표를 몰아줬다. 실력도 실력이겠지만 인망이 없는 선배라면 이런 득표가 나올 수 없다.

도로공사는 현재 득점 10위 정대영, 공격종합 9위 배유나가 최고 성적이다. 둘 모두 센터다. 도로공사 사이드 공격이 괴멸 상태인 것이다. 데이터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 가장 힘든 도로공사 선수는 이효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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