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기로’ 고영민, 두산 떠나 현역연장 택한다

입력 2016-11-28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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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내야수 고영민(32). 스포츠동아DB

은퇴기로에 선 ‘베이징 영웅’의 선택은 결국 선수생활 연장이었다.

내야수 고영민(32)이 두산을 떠나 현역생활을 이어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고영민은 27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 야구를 오래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며 현역연장 의지를 내비쳤다. 이달 팀으로부터 전력제외 통보를 받은 뒤 은퇴와 조건 없는 방출, 두 가지 선택지에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

고민 끝에 내린 결심이다. 고영민은 “(방출) 통보는 이달 중순에 받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김태형 감독님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 현역연장을 선택했다”며 결심 배경을 밝혔다.

무려 15년간 정든 팀과의 작별이다. 고영민은 2002년 데뷔 후 올 시즌까지 두산에서만 프로 경력을 쌓았다.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6년 116경기에 출장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2007년과 2008년 전 경기(126게임)를 책임지며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2008년 여름에는 뛰어난 수비감각으로 한국의 베이징올림픽 전승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시작된 부상 터널은 고영민을 매번 괴롭혔다. 발목 부상과 더불어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고, 설상가상으로 경쟁자 오재원(31)의 등장으로 주전자리마저 빼앗겼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우여곡절 끝에 두산과 1+1년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지만, 결국 2016년은 고영민이 두산에서 뛴 마지막 시즌으로 남게 됐다.

친정을 떠나게 된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고영민이란 이름이 팬들의 기억 속에서 많이 잊혀지고 있다”며 “다시금 고영민의 야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그라운드에 반드시 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수비와 주루만큼은 아직 자신 있다. 15년 전 신인의 마음으로 뛰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거취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구체적인 연락이 오간 구단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영민은 현재 휴식과 개인운동을 병행하며 야구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내년에도 그의 전매특허인 ‘2익수’, ‘고제트’ 수비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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