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ACL 우승에 만족하지 않아…전북 질주는 멈추지 않을 것”

입력 2016-11-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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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이 28일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전북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면서 최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0년만에 꿈 이룬 전북 최강희 감독 단독 인터뷰

“아침에 눈을 뜨면서 문득 생각하곤 한다. ‘대한민국에 나처럼 정말 행복한 축구 감독이 또 있을까’라는 벅찬 감정을 느낀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마음이었고.”

전북현대 최강희(57) 감독의 분명한 한마디다. 최근 며칠간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지만, 편안해 보였다. 그토록 간절하고 애절했던 꿈이 현실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최 감독을 28일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전북이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을 적지에서 따돌리고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한지 채 48시간도 흐르지 않은 시점이었다. 19일 홈에서 결승 1차전을 치른 뒤 27일 새벽(한국시간) 원정에서 시상대 꼭대기에 서기까지 지독히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내 인생에 가장 긴 기다림이었다.”

챔피언스리그는 전북의 유일무이한 목표였다. 특히 올해는 구단 존재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나 깨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외쳤다. 무려 10년이다. 2006년 이후 통산 2번째 아시아 정상에 서기까지 강산도 한 차례 바뀌었다. 5년 전에도 기회가 왔지만 놓쳤다. 골대만 4번 강타하고 승부차기로 알 사드(카타르)에 무릎을 꿇은 기억은 끔찍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악몽의 반복은 없었다. 3차례의 결승을 전부 경험한 ‘최장수 사령탑’이 가장 흐뭇하게 느낀 사실이 하나 있다. 자신들의 응원가를 마음껏 부를 자격을 제대로 팬들에게 부여했다는 점이다. “우리 팀에 ‘아시아 챔피언’이란 응원가가 있다. 팬들은 (첫 우승 이듬해인) 2007년부터 이 노래를 목청껏 불러줬다. 유효기간이 한참 지났는데 말이다. 내년에는 마음껏 불러주셨으면 한다. 이제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최 감독은 27일 우승 직후에도 “트로피를 팬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국어책에 나올 법한 영혼 없는 코멘트일 수 있지만, 가슴 속 진심이다. 더 좋은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다.”

최 감독은 ‘모든 목표를 이룬’ 지금이 진정한 위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에게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진 않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선 전년도 우승팀이 대개 조별리그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최 감독은 “평범해지기 싫어서 여기까지 왔다. 착실히 트로피를 따면서도 안주하지 않았다. 바늘로 자신을 콕콕 찌르면서 자극했다. 멈추지 않는 전북의 질주는 현재진행형이다.”

전북은 12월 일본 오사카, 요코하마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 뒤 또 다른 차원의 영광을 향해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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