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믿는구석…염기훈-권창훈-홍철 ‘왼발 트리오’

입력 2016-11-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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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염기훈-권창훈-홍철(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염기훈 왼쪽날개…권창훈·홍철 2선서 뒷받침
삼각구도로 패스 플레이, FC서울 수비 괴롭혀

1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수원삼성은 FA컵을 안을 수 있을까. ‘왼발 트리오’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수원은 다음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27일 홈 1차전에서 2-1로 이겨 여유가 생겼지만, 결코 낙관할 수는 없다. 2차전에서 무승부 또는 2골 이상 넣고 1골차로 패하더라도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FA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비관적 시나리오도 분명 존재한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 때문에 0-1로 패해도 서울에 역전 우승을 허용한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7위에 머문 아쉬움을 털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수원의 ‘믿는 구석’은 왼발 트리오다. ‘쌍훈스’로 불리는 염기훈(33), 권창훈(22), 홍철(26)이다.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왼발 사나이’인 이들은 1차전 승리를 견인한 데 이어 2차전에서도 반드시 제 몫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다.

1차전에서 염기훈은 3-4-3 포메이션의 전방 왼쪽에 자리 잡았고, 홍철은 2선의 왼쪽을 책임졌다. 권창훈은 2선의 중앙 왼쪽을 담당했다. 삼각형을 이룬 세 선수는 수비 시 공간을 좁혀 상대를 압박하는 한편 공격 시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왼쪽 측면에서 돌파와 크로스를 시도했다. 왼발에 강점을 지닌 이들 3총사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자 서울 수비는 적잖이 고전했다.

2골 모두 염기훈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정확한 크로스 능력을 갖춰 ‘택배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염기훈은 조나탄(26)의 선제골로 연결된 왼쪽 코너킥을 담당한 데 이어 후반 13분 결승골까지 터트렸다. 상대 골대와 왼쪽 45도 각도, 약 40m 거리에서 날린 왼발슛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록 경기 후 스스로 “잘못 찼다”고 실토했지만, 빼어난 킥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든 골이었다. 중앙과 왼쪽 측면을 부지런히 오간 권창훈은 때로는 묵직한 슈팅, 때로는 날카로운 패스로 서울을 위협했다.

공수에서 왼쪽 라인을 오르내리며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한 홍철은 특히 자신이 존경하고 따르는 선배 염기훈과의 연계 플레이에서 빼어난 호흡을 보여줬다. 2차전이 끝나면 곧장 입대하는 그는 “그동안 (염)기훈이 형과 함께 축구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그래서 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 다짐을 실천하듯 어느 때보다 더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원이 2차전에서도 1차전처럼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염기훈을 중심으로 한 ‘왼발 트리오’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1차전 활약이 남달랐던 터라 더 큰 기대를 모으는 3총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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