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로 선출한 2016년 KBO 골든글러브

입력 2016-12-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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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외국인투수 헥터(왼쪽)와 LG 유격수 오지환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 근거하면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자격을 충족한다. 스포츠동아DB

KBO리그의 한 시즌을 결산하는 잔치인 골든글러브는 기자단을 비롯한 야구관계자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그런데 투표는 속성상, 주관적이다. 숫자 이상의 요인이 결합돼 이뤄지는 전략적 행위다. 이 탓에 골든글러브가 끝나면 연례행사처럼 특정 포지션 수상자의 타당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곤 한다. 그렇다면 일체의 외부요인을 배제하고, 오직 선수의 가치를 측정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사용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추출한다면 어떨까?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요즘 가장 유행하는 데이터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로 2016년 골든글러브를 뽑아봤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예상 밖 수상자가 곳곳에 분포했다. 결국 이 또한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을 것 같다.


● WAR가 뽑은 최고투수 헥터, 최고유격수 오지환

세이버메트릭스의 대표 개념인 WAR는 ‘특정선수가 대체선수에 비해 얼마나 승리에 기여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기서 대체선수는 ‘1군에 올라와봤자 딱히 차별화된 것이 없는 2군 선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WAR는 양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성상 타자라면 홈런 등 장타, 투수라면 이닝에 가중치가 주어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니퍼트(두산)는 KBO리그 2016년 MVP였다. 다승, 승률, 방어율 투수 3관왕에 두산의 통합우승을 이끈 공로를 생각하면 논란의 여지없는 수상이다. 그러나 WAR 기준으로 따지면 니퍼트는 투수 3위(5.15)에 불과하다. 투수 WAR 1위는 KIA 헥터(6.91)였다. 2위는 SK 켈리(5.84)였고, 니퍼트는 넥센 신재영(5.05)에 불과 0.1 앞선다. 니퍼트의 투구이닝(167.2이닝)이 헥터(206.2이닝), 켈리(200.1이닝)보다 적은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롯데 포수 강민호는 골든글러브 기준에 불과 1경기 출장이 모자라 후보조차 못 됐지만 WAR로써는 최고포수(4.74)다. 그나마 두산 양의지(4.73)가 불과 0.01이 적어 큰 논란은 없을 듯하다.

이밖에 WAR 틀 안에서 2루수 kt 박경수(4.09), 유격수 LG 오지환(4.58), 외야수 두산 박건우(5.80)가 골든글러브 수상 범위에 들어간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2016년 KBO 최강의 선수는 최형우

WAR로 본 2016년 최강의 선수는 KIA의 100억 선수 최형우(33)였다. 최형우는 리그 유일의 WAR가 7이 넘는(7.55) 선수였다. 최형우가 동아스포츠대상 등 시상식을 휩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구 외적인 ‘주홍글씨’와 무관하게 NC 1루수 테임즈(6.80), 두산 외야수 김재환(6.70)도 도덕이 배제된 WAR의 세상에서는 골든글러브 받을 자격을 충족한다. 격전지 3루에서는 SK 최정(5.04), 지명타자에서는 한화 김태균(6.90)이 포지션 최고타자였다.



? WAR

세이버매트릭스에서 나온 지수 중 하나로 대체선수와 비교해 팀 승리에 기여한 정도를 산출한 선수의 평가지수다. 다시 말해 해당선수가 대체선수에 비해 얼마나 많은 승리에 기여했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예를 들어 KIA 최형우의 WAR가 7.55이면 그가 대체선수에 비해 팀에 7.5승을 더 안겨 주었다는 뜻이 된다. WAR는 산출방식이 복잡하고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현대야구에서 선수의 가치 평가지수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WAR 0∼1은 대체선수, 1∼2는 백업선수, 2∼3은 주전선수, 3∼4는 우수한 선수, 4∼5는 올스타선수, 5∼6은 국가대표, 6 이상은 MVP급이라고 판단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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