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마을②] 중국 위나라 왕이 수소문한 ‘여덟 봉우리’

입력 2016-12-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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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영산 설화

팔영산은 고흥군의 ‘영산’(靈山)이다. 사도진성이 자리 잡은 고흥군 영남면 금사리 일대에서 올려다보면 그 위용은 더욱 드러난다. 여덟 개의 봉우리가 솟아있는 산에는 유독 여러 설화가 모여 있기도 하다.

팔영산이란 이름이 만들어진 어원은 정상에 위치한 여덟 개 봉우리에 있다. 그 설화의 출발은 중국 위나라 때부터다. 위나라의 왕이 세수를 하려고 물을 받은 대야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떠오른다. 그 모습을 신기하게 여긴 왕은 여덟 봉우리를 가진 산을 찾으라고 명한다.

하지만 중국 전역을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동방의 나라’로 불린 조선의 최남단 고흥반도에서 여덟 개의 봉우리를 가진 산이 발견된다. 이는 고흥반도의 이름이 중국에까지 떨쳤다는 해석을 낳게 한다.

산 중심부에 돌출돼 솟은 여덟 개의 봉우리는 여러 설화를 만들었다. 유연봉, 군선봉 등 제각각의 이름이 붙은 봉우리 가운데 팔응봉에는 송팔응 장군과 관련한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고흥 사람들의 입으로 내려온 구전 속 인물인 송팔응 장군이 백마를 채찍질해 하늘을 날았다는 내용. 그만큼 영험한 힘이 모인 곳이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에는 팔영산도 수탈에 시달렸다. 일본은 한반도 정복을 위해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에 대못을 박으려 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팔영산을 지키는 송팔응 장군의 힘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 TIP 설화란?


사람들 사이에 오랜 시간 구전(口傳)돼 내려오는 이야기. 신화와 전설, 민담을 포괄한다. 일정한 서사의 구조를 갖춰 민간의 생활사와 풍습, 권선징악의 가치 등을 담은 이야기다.

고흥(전남) |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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