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명단에 없는 선수 투입…프로구단 망신”

입력 2016-12-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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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부천 KEB하나은행의 경기에서 KB 박지은(왼쪽 두번째)이 선수명단에 없었으나 교체를 준비하다 벤치테크니컬 파울을 얻고 있다. 청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B스타즈 19일 박지은 투입 어이없는 실수
테크니컬 파울 받고 경기흐름 잃어 패배 자초


KB스타즈 안덕수(42) 감독이 출전명단에 없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 망신을 자초했다.

안 감독은 19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KEB하나은행과의 홈경기 4쿼터 종료 1분51초 전 센터 박지수를 불러들이고 벤치에 있던 박지은을 출전시켰다. 박지은이 코트에 들어선 순간, 경기본부석이 어수선해졌다. 3명의 심판은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눈 뒤 안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출전명단에 없는 박지은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매 경기 12~15명의 출전명단에 있는 선수만 출전하게 규정하고 있다. 54-65로 힘겹게 KEB하나은행을 쫓던 KB스타즈는 이 테크니컬 파울로 완전히 흐름을 잃고 결국 61-70으로 패했다.

감독이 출전명단에 없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낸 것은 여자프로농구는 물론 출범 20주년을 맞은 남자프로농구를 통틀어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WKBL 관계자는 20일 “테크니컬 파울을 벌금이 부과되는 파울과 그렇지 않은 파울로 구분하고는 있지만, 벌금이 부과되지 않은 테크니컬 파울의 사유까지는 기록이 되지 않는다.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최근 몇 년간 감독이 명단에 없는 선수를 기용해 테크니컬 파울을 당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농구 관계자는 “감독은 작전을 지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치자. 코치들은 뭐했나. 감독이 명단에 없는 선수를 내보내려고 하면 코치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프로구단 코칭스태프로서 이런 실수를 했다는 것은 망신스러운 일이다”고 꼬집었다. KB스타즈 구단도 “코칭스태프가 다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며 고개를 숙였다.

안 감독은 이날 경기 후반 작전시간에 “집중 좀 하라”며 선수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감독, 코치들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고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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