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없는 삼성, 장원삼 부활이 절실

입력 2017-0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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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 스포츠동아DB

몇 해 전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특유의 유쾌한 목소리로 농담 섞인 한마디를 했다. “우리 팀은 에이스가 한 명이 아니다. (배)영수는 푸른 피의 에이스, (윤)성환이는 우완 에이스, 장원삼은 좌완 에이스, 오승환은 불펜 에이스 아이가.”

KBO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한 마운드 전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선수들에 대한 배려도 숨겨져 있는 말이었다. 이 뿐이 아니었다. 삼성은 언제나 최고의 대우를 자랑한 외국인 투수, 또 다른 국가대표 좌완 차우찬, 리그 최고의 불펜 안지만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삼성 마운드에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물론 안지만(계약해지)도 없고, 차우찬(LG)도 떠났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2017시즌 팀 재건을 위한 첫 번째 숙제로 “마운드 전력, 특히 선발진의 안정”을 꼽고 있다.

삼성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사이드 암 투수 우규민을 4년 총액 65억원에 영입했고,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에 정성을 다하고 있지만 차우찬이 떠나면서 같은 좌완 선발인 장원삼(34)의 부활이 더 절실하다.

삼성 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장원삼은 삼성이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2011~2014시즌 팀의 좌완 에이스로 불리며 49승을 거뒀다. 2015시즌에도 10승(9패)을 올렸지만 2016년에는 5승8패 방어율 7.01로 부진했다. 4년(2013~2017년) 총액 60억원을 받는 리그 정상급 투수지만 지난 시즌에는 2006년 프로데뷔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에서도 이탈했다.

장원삼은 시즌 내내 “선발투수로 역할을 다하지 못해 팀에 큰 피해를 줬다. 팀과 동료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리고 완벽한 부활을 위해 자진해서 마무리훈련에 참가하고 겨우내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일찌감치 몸을 만들고 있다.

장원삼은 올해 만 34세지만 강속구 투수가 아닌 정교한 제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로 승부하는 유형이다. 지난해 부진은 허리와 목 부상의 영향이 컸다. 교과서적인 투구 폼을 갖고 있어 제구와 변화구 위력을 더 가다듬는다면 충분히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할 수 있는 투수다.

장원삼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삼성은 장신 외인투수 앤서니 레나도와 윤성환, FA로 보강한 우규민, 그리고 계약을 앞둔 또 한명의 외국인 투수, 그리고 장원삼까지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완성하게 된다. 레나도는 강속구 정통파, 우규민은 사이드 암, 윤성환은 커브와 제구가 일품인 우완투수다. 좌완 장원삼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면 다채로운 선발진이 구축된다.

장원삼은 당초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 등록일수 부족으로 내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게 된다. 팀과 스스로의 명예회복을 위해 중요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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