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다 그림자 지우기, 로사리오에게 주어진 과제

입력 2017-0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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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사리오-KIA로 떠난 쇼다 코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줄 유일한 코치다.”

한화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28)에게 쇼다 고조(55·KIA) 코치는 무척 특별한 존재다. 로사리오는 2016시즌 초반 변화구 대처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4월 22경기에서 24삼진-3볼넷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러자 한화 구단은 당시 2군 수비코치였던 쇼다 코치를 1군으로 불러 로사리오를 전담토록 했다.

유형이 전혀 다른 둘의 만남이었지만, 시너지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홈런타자인 로사리오는 풀스윙을 하는 타자다. 그만큼 많은 삼진을 당했다. 반면 현역 시절 2차례 타격왕을 차지했던 쇼다 코치는 정확한 타격을 추구하는 타자였다. 그만큼 삼진도 적었다. 로사리오의 약점이 쇼다 코치의 강점이었다. 풀스윙으로 일관하던 로사리오가 타격폼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5월 들어 로사리오의 삼진(12개)-볼넷(8개) 비율은 향상됐고, 4월 1개였던 홈런은 9개로 늘었다. 그 이후 로사리오는 틈만 나면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분”이라며 쇼다 코치에 대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2016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0.321(492타수158안타), 33홈런, 120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올해 재계약(총액 150만달러)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쇼다 코치가 2016시즌이 끝난 뒤 KIA로 떠났다. 로사리오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올해 로사리오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가 쇼다 코치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다. 쇼다 코치 없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2016시즌 초반 실패를 통해 배운 점을 끝까지 잊지 않고 유지한 것이 고무적이다. 성실한 훈련자세도 2017시즌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한국 선수들과 팬들에게 존경받는 선수,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선 프로다움이 묻어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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