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 여②] ‘역적’ 흥행? 윤균상에 달렸다

입력 2017-02-02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연기자 윤균상.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윤균상.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MBC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 30부작·1월30일 첫 방송
● 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
● 주연 김상중·윤균상·김지석·이하늬
● 줄거리 : 조선 연산군 시대 폭력적 현실에 맞닥뜨린 실존인물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이야기




● 알쏭달쏭

첫인상은 분명 강렬하다. 코흘리개 아역 배우(이로운)가 추운 날씨에도 능청스럽게 ‘애기 장수’를 연기하는 모습은 ‘아빠미소’를 거둘 수 없게 했고, ‘그런데 말입니다’로만 알고 있던 김상중은 배우로서 무게감을 새삼 느끼게 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 ‘홍길동전’과 같은 듯 다른 캐릭터 설정도 흥미롭다. 고전의 모델이 된 역사적 실존인물 홍길동에 대한 관심도 키우게 한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일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도 없지 않다. 그동안 많은 사극이,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아역이 등장하는 부분만 재미있다가, 용두사미로 끝난 전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30부작을 이끌어갈 홍길동 역의 윤균상이 아직 주연으로서 그리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그렇다. 주연배우의 이름값도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큰 요인 중 하나라면, 윤균상의 발탁은 제작진의 ‘모험’인 듯하다. 그렇다고 ‘모험’이란 게 ‘배우 윤균상’에 대한 폄훼나 평가절하의 의미가 결코 아니니 오해마시길.

‘역적’은 분명 ‘때’를 잘 만났다. 현재의 어지러운 정치적 상황과 서민들의 팍팍한 세상살이에 비춰 홍길동이 앞으로 펼쳐나갈 활약은 시청자에게 큰 대리만족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역적’에서 홍길동의 상대역은 연산군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시기에, 연산군에 얽힌 적당한 정치 스릴러는 자연스럽게 현실이 투영되며 쏠쏠한 재미를 주고 천민 출신인 홍길동의 의적(義賊) 행위는 기득권 세력에 대한 통쾌한 ‘한방’이 될 것이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국내 드라마에서도 판타지에 대한 로망이 무르익는 시기에 홍길동이 보여줄 ‘한국형 슈퍼 히어로’도 흥미를 자극할 요소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