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푸른바다의 전설’과 같은 기간에 방송됐던 tvN 금토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이 지대했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스토리, 설화 속 존재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소재까지 비교할 점이 너무나 많았기에 동시간대 방영 작품이 아님에도 ‘도깨비’와 ‘푸른바다의 전설’은 분명히 라이벌이었다.
대부분의 방송 관계자들과 대중은 ‘도깨비’ VS ‘푸른바다의 전설’ 대결에서 승자를 꼽으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도깨비’를 거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어라는 희대의 캐릭터에 도전한 전지현의 도전 정신만은 높이 사줘야 할 것이다.
전지현은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여배우다. ‘도둑들’, ‘암살’, ‘베를린’ 등 스크린에서의 활약은 물론 ‘별그대’를 통해 중국 내 신드롬까지 부른 인물이다. 최고 대우가 아깝지 않은 여배우인 것이다.
그런 그가 인어 심청을 만나 철저히 망가졌다. 하체에 인어 지느러미를 두르고 나타나 혹독한 수중 촬영을 견뎌낸 것은 물론 코믹, 감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에 대해 전지현 역시 고민이 많았음을 밝혔다. 그는 “인어라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며 고민도 많았고 어려움도 있었다”며 “응원에 많은 힘을 얻었고,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는 종영소감을 전했다.
어쩌면 받은 만큼 했을 뿐이라고 전지현의 도전을 깎아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아이의 어머니가 이 한 겨울에 물에 뛰어들고, 극을 위해 기꺼이 망가진다. 이쯤 되면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별개의 문제다.
도둑, 여성 독립투사, 뱀파이어 헌터에 이어 인어까지 도전한 전지현이다. 데뷔 10년이 된 전지현이 다음에는 어떤 캐릭터를 들고 대중을 놀라게 할지 기대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