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지영. 스포츠동아DB
삼성이 KBO리그 통합 4연패를 일굴 수 있었던 건 강한 투수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오승환, 임창용 등 특급 마무리들이 뒷문을 든든히 지켰고, 확실한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지난 시즌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졌다. 성적으로 드러난다. 팀 방어율이 5.64로, kt(5.92) 한화(5.76)에 이어 세 번째로 좋지 못했다.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4명의 외국인투수가 합작한 승수는 6승이 전부였다. 윤성환 차우찬(현 LG) 심창민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제 역할을 한 투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지영은 지난 시즌 좋지 못한 팀 방어율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주전포수로서 투수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는 “지난해 팀 방어율이 너무 좋지 않아서 마음이 아팠다”며 “포수는 수비가 먼저다. 올해는 무조건 수비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지영은 스스로를 탓했지만 사실 개인성적만 보면 나쁘지 않았다. 129경기에서 타율 0.297, 7홈런, 50타점으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며 노고를 인정받기도 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이지영의 포수능력뿐 아니라 타격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이)지영이의 타격이 한층 향상됐다”며 “8번을 치던 선수가 5번에 못 가란 법이 없다.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지영도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고마움을 전했지만 “개인적으로는 8번 자리에서 오래 쳤기 때문에 편하다. 또 내 보직은 포수니까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