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2017년 연봉 재계약은 암묵적으로 작용했던 ‘연공서열 문화’가 깨진 지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롯데 야구단의 연봉 책정은 비슷한 성적을 올려도 젊은 선수보다 고참 선수한테 후한 편이고, 잘했을 때에는 인상에 인색했지만 못했을 때, 덜 깎는 성향이 없지 않았다. 소위 ‘가늘고 길게’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풍토였다.
롯데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못한 상황에서도 이런 기조는 이어졌다. 롯데는 ‘선수단이 야구를 못한 것은 운동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었던 프런트의 책임도 있다’는 통감 속에서 삭감폭을 나름 최소화했다. 고과 이상의 외부 요소가 연봉에 개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7년 연봉 테이블에서야 롯데는 ‘오직 고과에 근거할 뿐’이라는 원칙으로 회귀했다. 롯데에서 보기 드물었던 냉정한 삭감이 줄을 이었다. 반면 잘한 선수는 그만큼 파격적으로 우대했다. 롯데 인상률 1위 선수가 이정민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38세의 불펜투수에게 130.8%(6500만원→1억5000만원)나 연봉을 올려준 것이다. 박진형(114.3%) 김상호(114.3%) 김문호(100%) 등 비교적 젊은 선수보다도 인상폭이 더 컸다. 반면 롯데는 3600만원을 받던 김원중의 연봉도 3000만원으로 깎았다. 결코 600만원이 아까워서가 아닐 것이다.
좋게 보면 롯데는 가족적 팀 색채가 짙었다. 이는 뒤집어보면 정체된 문화이기도 했다. 롯데의 ‘신상필벌 연봉 협상’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기존의 익숙했던 케미스트리를 흔들 수밖에 없다. 이제 롯데에는 연봉 25억원 선수(이대호)와 2800만원 선수(황진수, 차재용)가 공존한다. ‘잘한 만큼 주겠다’는 말은 프로세계에서 반박할 수 없다. 그러나 결국 야구는 팀원의 마음이 합쳐야 되는 것이다. 이런 심적 균열을 어떻게 접합하느냐는 프런트의 몫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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