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최윤정 PD “‘발칙한 동거’, 정규 되면 다양한 조합 보여줄 것”

입력 2017-02-06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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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①] 최윤정 PD “‘발칙한 동거’, 정규 되면 다양한 조합 보여줄 것”

그야말로 발칙한 프로그램이었다. 연예인의 집을 공개하고, 그 집에 또 다른 연예인이 세를 주고 산다는 설정의 MBC 설특집 파일럿 ‘발칙한 동거 빈방있음’(이하 ‘발칙한 동거’)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그동안 ‘우리 결혼했어요’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놀러와’ 등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최윤정 PD. 그는 자신이 맡았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해 ‘발칙한 동거’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발칙한 동거’가 끝난 뒤 상암 MBC 사옥에서 최윤정 PD를 만나 프로그램의 비하인드를 들어보았다.



“큰 욕심 없이 시작한 파일럿인데 좋게 봐 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해요. 고생한 스태프들이 많은데 보람을 찾게 돼서 그게 감사한 것 같고요. 직전까지 다른 프로그램을 하다가 11월에 기획안을 제출했었어요. 실제 섭외를 하고 촬영을 세팅하고 편집을 하고 홍보도 해야 해서 두 달이라는 시간은 촉박했거든요. 섭외기간의 부족이나, 설 연휴에 맞추기 위한 촬영 편집 시간의 부족 등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완성도에 마이너스가 될까봐 정신을 바짝 차리고 했죠.”

그렇게 ‘정신을 바짝 차린’ 덕분이었을까. ‘발칙한 동거’는 방송이 전파를 타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홍수’라 불리는 시기에 거둔 성공이라 더욱 뜻 깊었을 터. 특히나 파일럿이었던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정규 편성에 대한 기대도 해볼 수 있겠다.

“파일럿에서 전하려는 걸 욕 안 먹고 하는 게 중요했어요. 파일럿 자체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큰 욕심 없이 했어요. 시청률로는 내세울 만큼 나온 게 아니지만요. 이번 파일럿 자체를 잘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거에 대해선 보람이 있었어요. 두 달의 짧은 과정이었지만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이미 행복하다고 할 정도로 좋았죠.”

만약 정규로 편성된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기존의 파일럿에서 약했던 점에 대한 보완점도 보강돼야 할 것이고, 파일럿에서 등장했던 출연진들만큼 막강한 캐스팅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대해 최윤정 PD는 “정규가 되면 좀 더 심도 있는 회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기존의 리얼리티가 가지고 있지 않은 틈새 전략을 짤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좋게 봐 주시는 게 ‘동거’하면 떠오르는 게 아니라 신선한 조합을 칭찬해주시는 것 같아요. 집주인과 방주인 조합으로만 가는 구성은 아니니까요. 끝에 ‘예스 올 노’(YES OR NO)라는 속마음 표현이 동거 기간 동안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거예요. 제작진과 회의를 해서 이 조합을 또 보고 싶은 경우에, 예를 들어 한은정은 노를 받았는데 시청자들이 원해서 이 분들을 또 보면 다시 예스가 될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죠. 양 쪽 다 노가 나오면 방주인이 다른 집주인을 만나볼 수도 있는 거고요. 그런 유연성이 있는 포맷이에요. 입장이 바뀌어볼 수도 있는 거죠. 포맷을 기획할 때는 리얼리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해 놓은 거죠.”

이번 설연휴 파일럿에서도 이미 많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발칙한 동거’가 정규편성이 된다면 시청자들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출연자들의 섭외 의사가 있어도, 설연휴라는 데드라인이 있어서 그 안에 촬영일자를 못 잡아서 남남(男男) 조합도 하고 싶었는데 못 보여드렸어요. 더 다양한 조합이 있을 수도 있죠. 가족 집에 들어갈 수도 있는 거고요. 다양한 쪽으로 흘러가야 다른 재미를 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정규편성이) 되면 고민해볼 문제겠네요(웃음).”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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