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싱글라이더’ 언론시사회에는 감독 이주영을 비롯해 배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가 참석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진 한 남자 ‘강재훈’ 역을 맡아 눈빛과 표정만으로도 짙은 감성을 전하는 독보적인 연기력을 확인시켜 준다. 특히 기존에 선보였던 선 굵은 연기와 달리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을 잇는 또 한 번의 절절한 감성 연기를 보인다.
그동안 범죄액션 장르로 관객들을 만난 이병헌은 16년 만에 감성 연기를 펼친다. 그는 “여러 장르를 나름의 이유로 좋아하는데 한동안 액션 영화나 비리 영화나 정말 긴 시간 동안 많이 나와서 그런 종류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시나리오를 받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순간에 큰 충격을 줬다기 보다는 조금씩 여운이 남더라. 이건 해야겠다는 운명 같은 작품이다”라며 “이런 감성 드라마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가 극장에 나왔으면 좋겠다.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장르와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장르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대사 대신 눈빛 연기로 표현한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읽을 땐 이렇게 대사가 없는 영화였는지 의식을 못했다. 촬영을 해보니 계속 지켜보고 주변을 맴도는 연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나가는 거, 지켜보는 거 커트 몇 개만 찍으면 영화가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 감정이 미세하게 달라서 더 신경을 썼다. 그 미묘한 감정이 배우로서 재미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씽 : 사라진 여자’로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한 공효진은 재훈의 아내이자 새로운 꿈을 향해 찾아가는 ‘이수진’역을 맡으며 평범하지만 흥미로운 캐릭터로 열연했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남겨질 재훈의 쓸쓸함에 내가 더 쓸쓸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가 끝나고 이 남자가 더 쓸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아역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했던 공효진은 “아무래도 외국인에게 낯설어하는 아이는 안 될 것 같아 결국 호주에서 살고 있는 아이가 캐스팅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참 똑똑했고 영화 안에서 순간 포착된 장면이 임팩트가 있더라. 함께 연기를 해보니 나중에 아이가 어떻게 행동할 지 노하우가 생기더라. 나 역시 재미있는 경험을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공효진은 “주변 지인들이 엄마가 된 사람들이 많아서, 운명처럼 ’미씽’도 그렇고 아이와 함께 촬영하는 게 많아졌다”라며 “아이와 함께 촬영한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지만 여성적인 면, 혹은 모성애 연기를 할 때는 아이와 연기하는 것은 큰 장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부산행’으로 흥행 반열에 오른 안소희는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를 온 ‘유진아’ 역을 맡았따. 그는 한 단계 더 성숙한 연기를 펼치며 눈길을 끌었다.
안소희는 “영화를 기대하고 봤는데 호주에서 보낸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영상이 예쁘게 나와서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소희는 이병헌, 공효진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안소희는 “촬영 현장에서는 이병헌 선배에게 많이 물어봤다.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는 공효진 선배가 내 캐릭터를 함께 고민해줬다”라고 두 선배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안소희는 또 걸그룹 ‘원더걸스’ 시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나이인데 진아가 호주에서 혼자 일하는 걸 보며 내가 미국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싱글라이더’는 이주영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2월 22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