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김동욱. 사진제공|kt wiz
미국 LA의 샌 버나디노에 보금자리를 차린 kt의 스프링캠프지에선 다소 낯선 이름의 선수 한 명을 만날 수 있다. 등번호 10번의 외야수 김동욱(29). 야구팬들에겐 ‘김동명’이란 이름으로 더욱 친근한 김동욱이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결단을 내렸다. 새 출발을 하겠다는 각오로 29년간 정든 이름을 바꾸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22일(한국시간) 훈련을 마친 뒤 연락이 닿은 김동욱은 개명을 하게 된 배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기존 이름 중 마지막 한자가 ‘밝을 명’자였다. 그런데 그 한자는 이름에 쓰면 안 되는 글자였다”면서 “20대 중반까지는 원래 이름을 지키려했지만, 야구가 잘 풀리지 않자 얼마 전부터 부모님께서 개명을 권유하셨다”고 말했다.
물론 개명을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29년간 함께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동욱은 2015년 투구에 얼굴을 맞는 부상을 당한 이후 지난해까지 선수로서 활로를 찾지 못하자 마음을 고쳐 잡았다. 운명처럼 다가온 사건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TV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을 보게 됐다. 작명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전문가가 ‘밝을 명’자를 사람 이름에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끝내 결심하게 됐다”며 웃었다.
결단을 내린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철학관을 찾아가 새 이름을 받아냈고, 법원에 들러 개명신청에 나섰다. 아직 행정절차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다음달이면 ‘김동욱’이란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할 예정이다.
개명 효과 덕분일까. 김동욱의 타격감은 벌써부터 뜨겁다. 미국 현지에서 치른 세 차례 청백전에서 12타수 6안타(타율 0.500) 1홈런 5타점을 기록한데 이어 21일 마이너리그 연합팀과 평가전에선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식지 않는 방망이를 자랑했다.
김동욱은 “올해로 프로 11년차가 된다. 그동안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 후회가 된다”면서 “아직 팀 내에서 확실한 자리가 없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어느 때보다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새 이름을 얻은 김동욱은 수비에서도 새 출발에 나선다. 삼성 입단 이후 줄곧 챙긴 포수 마스크를 내려놓고, 외야수와 1루수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제 김동명이 아닌 김동욱에게 더욱 치열한 주전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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