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믿보’ 손현주-장혁-라미란 ‘보통사람’, 뜨거운 휴머니즘 예고

입력 2017-02-23 1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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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연기력에 인간미까지 갖춘 ‘호감 스타’들이 뭉쳤다. 손현주부터 장혁 라미란 김상호까지 특급 배우들이 영화 ‘보통사람’ 속 진한 휴머니즘으로 스크린을 물들인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보통사람’ 제작보고회. 이날 행사에는 ‘보통사람’의 주연 배우 손현주 장혁 라미란 김상호 지승현 그리고 김봉한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김봉한 감독은 “혼돈의 시대에서도 상식을 지키고자 한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계기를 밝혔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배경이 1970년대에서 1987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2017년에 개봉하게 됐다. 1987년이나 2017년이나 뭐가 달라졌나 싶다. 시대적 배경의 영화지만 2017년을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캐스팅을 마치고 ‘현장에 가서 할 일이 없겠다’ ‘나는 놀면 되겠다’ 싶더라. 시나리오상 인물들은 2차원적인데 배우들이 캐릭터를 입더니 사람 냄새나는 모습을 연기해줬다. 스크린을 통해서 냄새를 맡을 수는 없지만 이들의 땀 냄새가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캐스팅 라인의 가장 앞에 선 배우는 손현주다. 그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강력계 형사 성진 역을 맡았다.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우연히 뛰어든 성진은 가족을 위한 선택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인물이다.

손현주는 “그동안 스릴러를 많이 해왔는데 이번 작품에는 휴먼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다. 1980년대 당시의 아버지를 연기로 그리면 어떨까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라미란이 내 아내로 출연해서 무한한 영광이었다. 작품을 선택하는데 라미란의 영향이 굉장히 컸다”며 “라미란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다.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됐다. 연기해보니 역시나 대단하더라. 관객들도 ‘이래서 라미란이구나’ 싶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손현주가 먼저 캐스팅됐고 손현주의 제안에 라미란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김봉한 감독은 “손현주가 캐스팅디렉터 역할도 해줬다. 그가 제안하니까 배우들이 출연하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라미란은 “100% 손현주 때문에 출연했다. 아내 역할을 해달라고 프러포즈를 해주셔서 망설임 없이 출연했다. ‘현장에서 재밌게 해주겠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는데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예전 작품에서 김상호 선배가 전 남편이었다. ‘보통사람’에서는 새 남편(손현주)이 생겼다. 밖에서는 다른 남편(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차인표)이 있다. 어떤 남편이든 ‘본 남편’보다는 좋은 것 같다”고 농담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렇듯 재치 넘치는 입담의 라미란이지만 ‘보통사람’에서는 그의 차진 코믹 연기를 볼 수 없다. 라미란이 연기한 성진의 아내 정숙은 기존 대사를 대폭 삭제하고 수화로 대화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라미란이 직접 감독에게 먼저 제안한 설정이다.

라미란은 “1980년대 배경이라 내가 입을 떼면 ‘응답하라 1988’과 캐릭터가 겹쳐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응팔’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정숙이 성진에게 주는 압박감이 있는 캐릭터지 않나. 신도 짧고 많이 나오지 않지만 큰 압박감을 주기 위해 고민하다가 ‘말이 없는 아내라면 어떨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성진이 가족을 더 챙길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보려고 했다. 정숙의 대사를 침묵으로 가고자 했다”며 “대화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수화로 하기는 한다. 그래서 선배도 나도 수화를 배웠다”고 밝혔다.

김봉한 감독은 “라미란의 말이 없어지면서 캐릭터의 힘이 세졌다. 무언의 대사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며 “대사를 없애는 결정까지 2초도 안 걸렸다. 다른 배우였으면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라미란의 말이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더불어 장혁은 최연소 안기부 실장 규남 역으로 열연했다. 국가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으로 섬뜩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장혁은 “예전부터 손현주 선배와 작품을 굉장히 같이 하고 싶었다. 형님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장혁의 열연을 지켜본 손현주는 “개인적으로 친한데 연기하면서 무서움을 느꼈다. 내가 존댓말을 써야할 것 같더라. 장혁의 색다르고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열혈 기자 재진을 소화한 김상호에 대해서도 “다음 작품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배우”라고 애정을 보였다.

이들뿐 아니라 조달환 정만식 그리고 지승현 등 ‘보통사람’에는 연기력 구멍이 하나도 없다. 손현주가 나서서 “부끄럽지 않은 영화다. 진한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할 만 한 작품. ‘보통사람’은 3월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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