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그 많던 ‘도깨비’ 시청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7-02-23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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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그 많던 ‘도깨비’ 시청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tvN 드라마=성공’이라는 흥행공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미 종영한 ‘안투라지’, ‘막돼먹은영애씨’는 물론이고, 현재 방영중인 ‘내성적인 보스’와 ‘내일 그대와’까지 처참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청률도 부진하지만 tvN 드라마의 강점인 화제성마저 사라졌다.

특히 ‘내일 그대와’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tvN 금토드라마는 tvN의 자존심이며, 최근 실패한 작품을 찾기 힘들다. 게다가 전작이자 신드롬을 일으킨 ‘도깨비’의 후광을 안고 시작했다. 시쳇말로 ‘전작버프’가 대단했던 드라마다. 하지만 불과 6회 만에 시청률 1%대를 기록하는 굴욕적이 상황에 직면했다. 20% 이상 시청률로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도깨비’ 애청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보고 있을까.

‘내일 그대와’는 외모, 재력, 인간미까지 갖춘 완벽한 스펙의 시간 여행자 유소준(이제훈)과 그의 삶에 유일한 예측불허 송마린(신민아)의 피할 수 없는 시간여행 로맨스를 그린다. 이제훈과 신민아의 출연만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였다. 여기에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으로 로코물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줬던 유제원 감독까지 더해 ‘내일 그대와’는 성공이 보장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내일 그대와’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시청률이 하락, 첫 회 시청률(3.9%)을 최고 기록으로 두고 있다. '도깨비' 1회 시청률(6.3%)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치지만 '도깨비'가 20.5%로 유종의 미를 거둔 데 비하면, 결국 ‘내일 그대와’의 부진 원인이 작품 자체에 있다는 분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러 드라마에서 증명됐듯이 스타 배우의 힘만으로 성공을 거두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내일 그대와’ 역시 이 부문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우선 로맨스와 타임슬립 둘 중 어떤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복합장르물이 피해야할 오류를 범한 것이다. ‘내일 그대와’는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한다. 남녀주인공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빠져들다가도 시간여행을 하며 미래를 걱정하고 미래를 바꾸려는 유소준의 이야기가 작품의 분위기를 종잡을 수 없게 한다. 사랑과 시간여행 두 개의 코드가 전혀 다른 결을 지니고 무한 반복되는 구성이 ‘내일 그대와’를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더불어 시간 여행자라는 소재가 시청자의 중간 유입을 어렵게 한다. ‘내일 그대와’는 1,2회에서 시간여행자 이제훈을 소개하고 신민아와 이제훈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과정을 빠르게 담아냈다. 너무 빨랐던 것일까. 6회까지 방송된 현재, 인어도 외계인도 아닌 평범한 인간 유소준이 어떻게 시간여행자가 됐는지를 알기 위해서 시청자는 처음부터 작품을 정주행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이는 앞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무전기라는 물리적이니 매개체가 있었던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단지 유소준이 시간 여행을 할 때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설정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왜 그가 지하철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됐는지를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우 이제훈과 신민아, 두 사람의 캐릭터 소화력과 부부로서 보여주는 케미가 ‘내일 그대와’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에 담긴 비주얼과 닭살 돋는 대사가 일품이다. 문제는 이제훈의 경우 전작 ‘시그널’ 박해영 경위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시간여행자 캐릭터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박해영의 역할이 비슷하게 다가오면서 식상하다는 평가다. 신민아는 연기력과 무관하게 주연배우로서의 경쟁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성적표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KBS2 ‘오 마이 비너스’로 흥행의 맛을 보지 못했고 ‘내일 그대와’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내고 있다. 신민아의 스타성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에 대한 감상보다는 패션 등 외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이 '배우' 신민아의 매력을 가려버렸다. 결과적으로 여전히 두 배우가 첫번째 주인공을 맡아 드라마를 끌고 가기에는 부족함을 보인 작품이 돼버렸다.

하락세를 면하는 게 목표가 돼버린 ‘내일 그대와’. 7회는 24일 저녁 8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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