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에리 경질, 셰익스피어 감독대행 큰 그림의 시작?

입력 2017-02-28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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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대행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감독. ⓒGettyimages이매진스

[동아닷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의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의 큰 그림이었을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64)이 떠난 레스터가 리버풀을 잡는 이변을 일으켰다. 강등권 탈출에 허덕이던 레스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지난 시즌 우승팀의 향기가 풍겼다.

레스터시티는 2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6~1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레스터는 6승6무14패(승점 24점)로 리그 15위에 랭크됐다.

레스터는 올해 들어 치른 리그 6경기를 1무 5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써냈다. 6경기 중 득점도 단 한 점도 없었다. 결국 레스터는 강등권을 탈출하는 데 애썼고 그 과정으로 지난 24일 라니에리 감독 경질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팀에 사상 첫 우승을 안긴 라니에리 감독의 경질은 안타까운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팀에 있을 동안 넘치는 애정을 보여줬다. 그가 떠난 이날 경기에서 일부 팬들은 현수막을 내세워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후반 20분경 레스터 관중들은 라니에리의 이름을 합창하며 스마트폰의 조명을 점등시켜 경의를 표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조명을 점등시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레스터 관중들. ⓒGettyimages이매진스

라니에리가 떠난 빈자리, 팀의 수석코치였던 셰익스피어가 지휘봉을 잡았다.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으로 팀을 꾸린 레스터는 곧바로 승리를 따내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 차이라고 단정짓기엔 성급한 판단이지만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의 레스터는 이날만큼은 완벽했다. 특히 팀의 주포 바디의 발끝이 살아난 것은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사실 바디는 최근 라니에리 감독 해임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은 입장이었다. 이 언론 보도에 바디는 강하게 부인했지만 라니에리 감독이 떠난 이후 무득점 행진을 완벽하게 깨는 활약을 보인 것에 대해 팬들은 의문을 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훌륭한 경기를 펼친 셰익스피어 감독대행도 정식 감독직을 주시하고 있었다.

경기 직후 킹 파워 스타디움에 모인 취재진들은 일제히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에게 감독직을 원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셰익스피어는 "내겐 감독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직무가 두렵지 않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셰익스피어 감독대행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구단이다"면서 "나는 다음 헐시티전을 위해 팀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라니에리 감독의 해임은 어디까지나 구단의 결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 속 누군가 개입된 것이 사실이라면 라니에리 감독에게 가장 가까이서 도움이 됐던 인물들이 아닐까.

동아닷컴 지승훈 기자 hun08@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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