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루키’ 윤채영의 JLPGA 데뷔전

입력 2017-03-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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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13년 만에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윤채영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골프장에서 JLPGA투어 개막전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를 앞두고 준비를 시작했다. 리더보드가 세워진 연습그린에서 잠시 포즈를 윤채영. 사진제공 | 한화골프단

2일 오키나와서 개막하는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
“새 환경에 적응하며 즐겁게 투어 활동 하고파”


데뷔 13년차 베테랑 윤채영(한화)이 새 출발을 시작했다. 서른 살, 적지 않은 나이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도전장을 던졌다.

1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골프장. JLPGA투어 2017시즌 개막전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총상금 1억2000만엔) 1라운드를 하루 앞둔 윤채영이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그린에 올라섰다.

윤채영은 지난해 12월 열린 JLPGA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5위로 통과했다. 기분 좋은 결과였지만, 그 덕에 투어 생활 13년 만에 다시 신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윤채영의 JLPGA 진출에 일본이 더 반겼다. “한국의 미녀 골퍼가 일본으로 진출했다”며 퀄리파잉 토너먼트가 끝난 뒤부터 난리였다. 172㎝의 훤칠한 키에 웃는 표정이 매력적인 윤채영은 8년 연속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홍보모델로 뽑혔다. 일본팬들도 그런 윤채영에게 매료됐다. ‘13년차 루키’ 윤채영은 “예상 밖의 관심이 놀랍다. 하지만 미모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신인 같은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지난달 27일 현지에 도착해 적응훈련을 시작해온 윤채영은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개막을 준비했다. 한화골프단 김상균 감독, 함께 일본에 진출한 후배 이민영(25)과 새로운 도전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빈틈없이 준비했지만, 시작부터 신인의 티를 내고 말았다. 윤채영은 “한국에선 대회 전 공식연습일이 하루인데, 일본에선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연습이 가능하더라”며 “미리 알았더라면 하루 더 일찍 와서 준비를 했을 텐데…”라며 겸연쩍어했다.

아직은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다. 윤채영은 “날씨 등의 분위기는 제주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잔디는 중국이나 동남아 골프장과 비슷하다. 지난 12년 동안 경험했던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낯설어했다.

새로운 도전이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윤채영은 종종 JLPGA 투어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지난해 4월에는 야마하레이디스오픈에 출전해 마지막 날까지 우승경쟁을 펼치다 공동 3위에 올랐다.

준비도 꼼꼼하게 해왔다. 윤채영은 지난해 12월말부터 체력훈련에 더 신경을 썼다. JLPGA 투어에선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고, 국내보다 더 많은 대회를 뛰어야 하는 만큼 기술보다 체력에 더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매일같이 새벽부터 헬스클럽을 찾아 러닝머신 위를 달렸고, 웨이트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하며 유연성을 키웠다. 또 하체강화 등 기초체력을 높이기 위해 스키를 타는 등 맞춤식 훈련을 병행했다.

윤채영은 “기대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서른 살의 늦은 나이에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게 어색하지만 잘하고 싶다. 첫해인 만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즐겁게 투어 활동을 하고 싶다”며 다시 골프채를 손에 쥐었다.

오키나와(일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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