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아직도 하냐?”는 ‘우결’...원조는 서글프다

입력 2017-03-03 11: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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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하냐?”는 ‘우결’...원조는 서글프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배우 최민용과 개그우먼 장도연의 합류를 밝히며 다시 화제성을 끌어 올리고 있다.

2일 ‘우결’ 측은 동아닷컴에 “최민용과 장도연이 새 커플로 합류한다. 현재 첫 촬영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 후 누리꾼들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이다”, “오랜만에 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며 최민용-장도연 커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새 커플에 대한 호감도와 별개로 ‘우결’ 자체에 대한 반응을 여전히 차갑다. “아직도 방송 하느냐”, “왜 이건 폐지를 안 하는거냐”는 댓글은 이제 ‘우결’ 관련 기사에 안 달려있으면 허전할(?) 정도.



‘우결’은 지난 2008년 ‘일밤’ 속 코너로 시작된 이래 무려 9년 간 방송되어온 MBC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다. KBS2 ‘1박 2일’이나 ‘무한도전’ 못지 않은 생명력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결’에 대한 시청자의 애정은 크지 않다. 대본 논란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었음을 감안해도 이처럼 낮은 애정도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동안 ‘우결’은 가상 결혼이라는 소재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해 왔다. 다양한 청춘 남녀를 조합해 분기마다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 내며 생명을 연장해 왔다”면서 “그러나 새 커플에 대한 호기심이 ‘우결’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방송 관계자는 “‘우결’ 이후 더 리얼하고 제작진 개입이 최소화 된 관찰 예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tvN '신혼일기'는 실제 연예인 부부의 일상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시대에 가상 결혼을 바탕으로 한 ‘우결’이 리얼함을 얻기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맞아 ‘우결’은 조금씩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에서 시작된 이국주-슬리피를 ‘우결’로 영입하는 모습이나 이번 최민용-장도연의 합류는 ‘우결’이 리얼보다 버라이어티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들로부터 ‘내 오빠의 비즈니스’로 평가 받던 ‘우결’이 진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우결’의 실험을 꼭 ‘후퇴’라고 볼 수는 없다. 50년 전통의 원조 국밥집이 고객의 변한 입맛에 맞춰 레시피를 바꾼 정도로 봐야 할 듯하다. 관찰 예능 범람의 시대에서 원조 ‘우결’은 이렇게 계속 변화를 주면서 생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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