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천우희가 밝아졌다…김남길과 함께한 ‘어느날’

입력 2017-03-07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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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천우희가 밝아졌다…김남길과 함께한 ‘어느날’

차기 ‘충무로 여왕’ 천우희가 밝아졌다. 주로 어두운 색채가 짙은 작품에서 개성을 드러냈던 그가 영화 ‘어느날’을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한다. 감성 드라마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이윤기 감독이 그린, 발랄한 천우희는 어떤 모습일까.

‘어느날’은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멋진 하루’ ‘남과 여’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이 따스한 봄날 선보이는 감성 드라마다.

이 감독은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어느날’ 제작보고회에서 “내가 가진 색깔로 연출할 수 있는 작품인지 1년 이상 고민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전작과 차별화하진 않았다. 장르적인 특성이 다를 뿐 내가 가진 색깔은 어딘가 들어가 있다. 관객들이 한층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윤기 감독의 선택은 천우희와 김남길이었다. 두 배우 모두 이 감독과 첫 호흡이다. 이 감독은 “두 사람 모두 무게 있고 생각도 깊어서 말을 잘 안 할 것 같았다. 차가운 이미지여서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1분 만에 환상이 깨졌다. 말이 진짜 많더라. 나중에는 어떻게 여기서 탈출해야할지 고민되더라”고 말했다. 이에 천우희와 김남길은 “감독님이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더라”면서 “감독님도 반전이 있었다. 감독님의 영화처럼 감성적일 줄 알았는데 마초적인 분이었다. 특히 욕을 정말 잘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해어화’ ‘곡성’ 등 매번 다른 색깔의 강렬한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천우희. ‘어느날’은 천우희도 팬들도 그토록 기다려온 천우희의 ‘밝은 영화’다. 천우희는 “연기할 때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 쓰는 편”이라면서 “이전과 달리 밝은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촬영했다. 대사 행동 표정에서 나와 비슷한 부분이 묻어났다. 지금까지의 캐릭터 중에 일상생활 속 나와 가장 근접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천우희는 ‘어느날’에서 남모르는 상처와 사연을 지녔지만 밝은 마음을 잃지 않는 미소를 맡아 ‘영혼’을 연기했다. 천우희는 “미소가 처한 상황이 복잡하고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미소는 아픔 속에서 꿋꿋하고 사랑스럽고 밝은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출연을 못하겠다고 했다. 조금 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감독님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김남길 오빠가 ‘한국에서 허리 역할의 작품이 없다’고 하더라. 내가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김남길이 함께했다. 김남길은 아내를 잃은 후 아픔을 안고 살아가다 미소의 사건을 맡게 되는 보험회사 과장 강수를 열연했다. 평범한 가장 캐릭터를 통해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드러낼 예정. 그는 “강수는 상처받은 치유자 캐릭터”라면서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보고 어른동화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못 할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김남길 또한 천우희처럼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작품인 것.

김남길은 “몇 달 후에 다시 시나리오를 봤는데 많이 울었다. 각자가 가진 심리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시나리오다. 내가 느낀 부분을 관객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남길과 천우희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김남길은 “천우희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왔더라. 여자 김남길인 줄 알았다. 나도 평소에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촬영장에 꾸미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가서 배역을 나에게 입히는 것”이라며 “남길 오빠를 보고 나와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천우희는 이어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 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라면서 “남길 오빠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오빠 덕분에 조금은 마음 편하게 호흡을 주고받았다. 연기하는 게 새로울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남길도 “서로 주거니 받는 게 잘 되더라. 현장 마인드도 좋았다. 내가 진짜 여배우 복이 많구나 싶었다. 그 나이대 여배우 중에서는 천우희가 최고인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충무로 대세로 자리 잡은 김남길과 천우희의 첫 만남, 그리고 이윤기 감독이 수장으로 나서 신뢰를 더하는 ‘어느날’은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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