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DA:다] 강동원은 민중항쟁 영화 ‘1987’에 출연할 수 있을까

입력 2017-03-07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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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한 차례 위기는 넘겼다. 배우 강동원의 외증조부인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를 안일하게 대처한 강동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대중의 비판을 들었고 두 차례나 사과문을 발표하며 일단 큰 고비는 넘겼다.

“외증조부께서 대동기업 회장이셨는데 금광을 하셨다”라고 과거 인터뷰에서 말한 강동원의 발언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그런데 화를 키운 것은 그의 소속사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게시물만 삭제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만 했던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강동원은 대중들에게 “과거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미숙한 대응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통해 역사에 대해 더욱 공부하고 반성하며 미약하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겠다”고 전하며 입장을 밝히며 대중들의 비난을 조금이나마 잠재웠다.

하지만 이 일이 모두 종료된 것은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한 고비를 넘겼을 뿐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리고 그 시기는 매우 명확하다. 당연히 강동원의 차기작이 나오는 시점이다. 대중 앞에 작품을 들고 나오는 배우라면 개봉 전부터 그에 대한 호평과 혹평, 게다가 개인사에 관한 것까지 감당해야 한다.

강동원은 ‘골든 슬럼버’와 ‘1987’(특별출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1987년 6월 10일을 기점으로 민주화 운동을 시작하는 현대사를 담은 영화 ‘1987’에서는 독재 군부에 맞서다 장렬히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다. 친일파 후손 논란을 겪은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를 연기하는 것을 두고 벌써부터 대중의 반응은 시끌하다.

작품이 다루는 시기와 주제가 다를지 모르지만 강동원이 이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다소 맞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에 맞서 마녀사냥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를 옹호하는 이들도 많다.

‘1987’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동원의 출연 여부에 대해 변동사항은 없다. 하지만 난감한 상황이라는 어투였다. 촬영도 하기 전에 작은 비중으로 출연하는 배우의 좋지 않은 일로 인해 작품이 입에 오르내리니 제작사에서도 좋을 수 없는 노릇이다. 강동원은 정말 ‘1987’에 특별 출연을 할 수 있을까.

한 연예계 관계자는 “강동원의 ‘1987’ 출연은 이번 사건과 관계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됐든 강동원이 친일파의 후손인 것도, 외증조부가 친일파였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고 이에 대해 사과를 했다. 이런 일로 배우가 활동 중단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는 ‘작품’으로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논란을 겪었던 수많은 배우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것이 강동원에게도 좋은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지금 강동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의 ‘진심’이다. 그 ‘진심’은 소속사를 통해 보도자료 형식으로 뿌려진다고 통하지 않는다. 정말 강동원이 자신의 잠시나마 미숙했던 행동으로 인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면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엔 소속사의 ‘지혜로움’도 동반돼야 한다. 이제는 근시안적 사고방식을 떠나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미래를 같이 그려가는 소속사의 행동이 필요하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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