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정현수 음악감독 “솔로 앨범, 작곡가로서 욕심 내봤어요”

[인터뷰②] 정현수 음악감독 “솔로 앨범, 작곡가로서 욕심 내봤어요”

정현수 음악감독의 솔로 앨범 ‘더 컬러 오브 러브’(The Color Of Love)에는 영화 속 음악도 들어있지만, 영화엔 들어가지 않았던 그의 솔로 곡도 들어볼 수 있다. 또 영화 속 OST들도 영화 속 그 음악이 아닌, 음악 자체의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재탄생됐다.

“영화 음악을 하면 작곡가로서 드러내고 싶은 욕심을 자제해야 해요. 이렇게 멜로디가 하나 더 들어가면 곡이 드러날 수 있고, 타악기가 들어가면 음악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데 그게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죠. 그래서 영화음악은 뭘 비울지 먼저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적은 느낌으로 몰입하게끔 노력하는 거죠.”

그렇게 다시 탄생한 OST들은, 그래서 더 웅장한 느낌을 주는 지도 모른다. 그간 영화를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 자제했던 정현수 음악감독의 자제력이 한 번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자꾸 나를 자제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 그런 갈망을 풀고 싶었어요. 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웃음). 영화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신세계’ 메인 테마가 좋다고 하시는데, 정작 누가 썼는지는 모르시거든요. 그런 창작자의 욕심으로서 저를 알리고 싶은 느낌도 있었어요. 그동안 많이 자제를 했으니까, 그걸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이번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더 컬러 오브 러브’는 정현수 음악감독에겐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곡. 지금의 와이프에게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만들었던 곡. 영화를 위한 음악이 아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만든 곡이기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쑥스럽지만 6년 전에 결혼 허락을 받으려고 썼던 곡이에요. 악보를 그리고 그 뒤에 손편지를 썼죠. 그 당시만 해도 누굴 위해서 곡을 써본 적이 없었어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죠(웃음). 사랑을 하고 계시거나, 사랑을 하고 싶으신 분이 작곡가가 쓴 프러포즈 음악은 뭘까 궁금하시다면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또 이번 앨범에 들어간 영화 OST도 특별하다. 영화 속 보다 더 웅장해진 곡의 느낌도 그렇고, 많은 곡을 작곡했던 그가 선택한 몇 곡이라는 점도 의미가 큰 부분이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영화음악 테마나, 제가 생각하기에 멜로디도 편한 음악들을 위주로 작업했어요. 웅장한 음악의 경우에도 멜로디가 잘 들리게 작업했고요. 비록 최근 영화 음악 작업은 못 했지만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앨범이라 거기에 집중했죠.”

첫 솔로 앨범으로 자신의 색깔을 이제야 드러낸 정현수 음악감독. 조용조용히 영화 속에서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다음번엔 또 어떤 색으로 채워진 앨범을 들고 돌아올지도 궁금증을 모으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영화음악이나 듣기 편하고 좋은 멜로디의 음악을 위주로 담았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부당거래’나 ‘베를린’에 삽입된 전자음악을 넣어보고 싶어요. 그래서 전자음악이 포함된 앨범을 내는 계획을 짜볼 수는 있을 것 같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유어썸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