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트리오’의 힘…상주, 양날개에 웃다

입력 2017-03-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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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김호남-김태환-주민규(왼쪽부터). 사진제공|상주상무

‘左 호남-右 태환 콤비’ 활약…3-1 전남 격파
날카로운 크로스에 ‘원톱 주민규’ 공격 살아

“측면을 잘 풀어가면 좋은 장면이 많아질 수 있어요.”

상주상무 김태완 감독의 기분 좋은 예상은 적중했다. 측면에서 길을 찾고 해법까지 얻은 상주는 1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오랜 코치 생활을 접고 처음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경기 만에 ‘사령탑 첫 승’을 신고했다.

상주는 상대의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 4일 강원FC와의 1라운드 홈 개막전을 아쉬운 1-2 패배로 마친 뒤 광양 원정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4-3-3 포메이션을 구축한 상주는 전남의 좌우 날개 현영민-최효진 콤비가 특화된 윙어들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파고들었다.

상주는 ‘군팀’의 특성상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없다. 그나마 전원이 ‘2년 임대’ 신분이다. 그래도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큰 어려움 없이 스카우트(?)할 수 있다. 올해 입대자들 중에서 특히 돋보이는 3총사가 있다. 공격진을 책임지는 주민규, 김호남, 김태환이다. 신병들은 입대 직후 기초군사훈련(4주)을 받는 까닭에 대개 시즌 초에는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축구에 필요한 체력과 복무에 필요한 몸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지금의 상주에는 평소와 다른 기류가 흐른다. 신병들이 2라운드까지 소화한 시즌 초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쟁쟁한 선임들이 아닌, 신병 트리오가 화력을 책임진다. “신병들끼리 마음이 잘 맞는다. 호흡이 아주 좋다”던 김 감독의 조심스러운 기대가 현실이 됐다. 왼쪽 윙 포워드 김호남이 2골(전반 17분·후반 42분)로 전남 수비진을 유린했고, 원톱 주민규는 1골(전반 41분)·1도움을 올렸다. 오른쪽 날개 김태환은 도움 1개를 기록했는데, 김호남의 선제골이 그의 날카로운 크로스에서 시작됐다.

개막 2경기 연속득점(3골)을 올린 김호남은 이날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팀의 2-0 완승을 이끈 포항 스틸러스 양동현과 득점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김호남은 “(국가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방문했는데) 1∼2경기 잘한다고 대표팀은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9∼10경기 꾸준히 잘하면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느껴야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편 11일 경기에선 제주 유나이티드가 울산현대를 3-0으로 제압해 수원삼성을 2-1로 꺾은 전북현대와 함께 개막 2연승으로 초반 선두권을 형성했다. 대구FC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2-2로 비겨 시즌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고, FC서울은 강원FC를 1-0으로 따돌렸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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