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김재욱이 장악한 소름의 엔딩…악역의 새로운 기준

입력 2017-03-13 0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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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김재욱이 마지막까지 제대로 미친 연기력으로 강렬한 엔딩을 선사했다.

12일 방송된 OCN ‘보이스’(연출 김홍선, 극본 마진원, 제작 콘텐츠 K) 최종회에서 모태구(김재욱 분)은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미 역대급 사이코패스라는 극찬을 받아왔던 김재욱은 다시 한 번 괴물 같은 연기력으로 60분을 장악하며 마지막까지 극을 압도했다.

살인을 저질러왔던 별장 은신처가 무진혁(장혁 분), 강권주(이하나 분)에게 들키고도 즐거운 듯 웃었던 모태구는 무진혁과 대치하다 경찰들에게 순순히 투항했다. 이때도 얼굴에는 미소가 만연했고, 무진혁을 향해 입모양으로 ‘쏴봐’라고 도발하며 뼛속까지 싸이코패스 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부친 모기범(이도경 분)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서 자살을 위장해 탈출하고 밀항하려던 바닷가에서 비서까지 죽이며 결국 도망쳤지만,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도발하는 강권주를 죽이기 위해 집을 찾아갔다.

모태구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인간 죽이는게 뭐가 나빠!”라고 분노하며 “관용을 베풀었고 기회를 줬지만 선을 넘었다. 벌을 줘야 한다”며 강권주를 죽이려 들었다. 이 때 무진혁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고, 죽이길 원하는 모태구의 의도와 달리 무진혁은 그를 체포했다.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던 모태구는 같은 치료를 받던 사이코패스에게 살해당하며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끝까지 모태구다웠던 결말은 역대급 임팩트를 선사했다.

매회 역대급 소름, 역대급 연기를 갱신해왔던 김재욱은 최종회에서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차갑고 평온한 태도로 살인을 게임처럼 즐겼던 모태구의 잔혹함은 여전했지만 아버지와의 통화, 강권주와의 대치 등 마지막 순간 폭주하는 김재욱은 몰입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그 동안 마치 사람이 아닌 듯 차가운 흐름 안에서 미묘한 균열을 통해 온도차를 극대화시켰다면 폭주하는 뜨거운 에너지, 강권주의 일침에 흔들리는 감정, 정신병원에서 혼란을 겪는 순간까지 다채로운 연기로 60분을 가득 채웠다.

‘보이스’의 김재욱은 기존의 싸이코패스 악역과 결이 다른 연기로 악역의 기준을 새롭게 세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감정의 극단적인 기복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을 배제한 듯 태연하고 천진한 일관성으로 싸이코패스 살인마 모태구를 그려내면서 이질적 공포를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경직되는 입꼬리, 흔들리는 동공만으로 감정을 드러낸 김재욱의 연기는 세밀하게 뜯어볼수록 진가가 드러났다. 살인 후 머리카락, 두피 등을 수집하는 잔혹성, 피로 목욕하는 엽기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설정마저도 차지게 소화하는 연기력은 ‘모태구=김재욱’이라는 소름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그 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활약을 해온 김재욱은 역대급 악역 모태구를 연기하며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넘치지도 더하지도 않는 치밀한 연기로 인생 드라마,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고, 등장 분량과 관계없이 극 전체를 장악하는 포스를 내뿜었다. 희대의 살인마 모태구에게 조차 치명적 매력을 입히며 ‘섹시한 쓰레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매회 새로운 연기와 매력을 보여준 김재욱을 향해 ‘김재욱의 재발견’, ‘김재욱 입덕 드라마’라는 열띤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다.

모태구와 김재욱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주말 밤을 함께 지새웠던 시청자들도 “천하의 사이코인데 왠지 모태구와 이별이라니 아쉽다”, “끝까지 너무나도 모태구스러운 엔딩이었다”, “김재욱 마지막 회 완전 하드캐리”, “미친 60분이었다”, “김재욱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이제 김재욱 나오면 믿고 본다” 등의 반응으로 아쉬움과 호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OCN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던 강력계 형사 무진혁(장혁)과 112신고센터 대원 강권주(이하나)가 범죄해결률 전국 최저라는 성운지청 ‘112신고센터 골든타임팀’에 근무하며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 살인자를 추적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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