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 금융 수장들의 이구동성

입력 2017-03-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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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퍼스트’가 금융업계 새 수장들이 내놓은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왼쪽위부터시계방향)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신임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신임 대표, 채종진 BC카드 신임 사장. 사진제공 l 신한카드·롯데카드·BC카드

신한·롯데·BC카드 등 신임대표 선임
디지털·모바일 핀테크 서비스 집중
차별화와 가치로 신사업 육성 강조

‘디지털 퍼스트.’

금융업계 새 수장들이 내놓은 ‘이구동성’ 키워드다. 저성장과 저수익으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디지털과 모바일로 반전 기회를 노린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임영진(56) 신한카드 신임 사장이 대표적으로, 최근 서울 소공로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취임사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올해 전략 방향인 ‘DT(Digital Transformation) 드라이브’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으로, 카드 영역에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고객가치와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디지털 환경에서 최우선적으로 구축하는 등 ‘디지털 퍼스트’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차별된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비침체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카드시장을 급속도로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글로벌 비즈니스와 신사업 육성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신한카드에서 신한은행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 위성호(60) 신임 신한은행장 역시 최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완벽한 리딩뱅크를 이루겠다’는 목표와 함께 핀테크(금융+기술융합) 등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산업 간 진입장벽이 무너지고 전혀 다른 영역에서 금융에 도전하는 격변의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며 “금융의 본질 위에 이종 업종의 전문성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와 모바일 플랫폼을 경영에 활용해 수수료·금리 등 전통적인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비가격 요소를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김창권(60) 롯데카드 신임 대표도 마찬가지. 최근 롯데카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시대를 앞서 나가기 위한 모바일 카드사로의 혁신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2017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내실 있게 성장하며 플라스틱 카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시대의 변화를 앞서나가는 모바일 카드사로 혁신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또 “지금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을 이겨내려면 롯데카드만의 전략과 마케팅·조직문화 등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최근 채종진(55)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승진 임명한 BC카드 역시 ‘디지털 퍼스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채 사장이 KT텔레캅 대표이사와 KT 기업통신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만큼, 모기업 KT그룹의 ICT 역량을 활용한 핀테크 사업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카드사는 카드 발급부터 사용까지 전 과정의 디지털화는 물론,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 서비스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은 물론, 온라인·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발급 가능한 온라인카드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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