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화장품 론칭을 이어가며 종합 생활편의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헬스&뷰티 스토어와 치열한 경쟁구도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델들이 세븐일레븐 소공점에서 색조화장품 ‘07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l 세븐일레븐
색조·스킨케어·팩트 등 화장품 론칭
젊은 여성 겨냥한 매출 상승 효과 노려
헬스&뷰티 스토어와 경쟁 구도 부각
‘편의점과 화장품이 만났을 때….’
편의점 업계가 화장품과 사랑에 빠졌다.
기존 여행용 소규모 패키지 및 바디용품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색조 아이템까지 취급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습. 유통업계에 상품 칸막이가 사라지고 영역 파괴가 가속화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편의점이 종합 생활편의공간으로 진화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두주자는 세븐일레븐으로, 화장품 업체 ‘비씨엘’과 맞손을 잡고 색조 브랜드 ‘0720’을 내놓았다. 피부가 민감하고 연약한 10대뿐 아니라 피부 미용에 관심이 높은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만큼, 피부자극이 없고 촉촉한 피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해 성분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 틴트(8종)·팩트(3종)·아이라이너(5종)·클렌징티슈(2종)·선크림 등으로 구성됐다.
GS25도 예외가 아니다. LG생활건강 ‘비욘드’와 맞손을 잡고, 내달 ‘베스트 스킨케어 4종 키트’·‘옴므 스킨케어 3종 키트’ 등 기존 인기 제품을 소용량 키트 형태로 구성한 세트 상품을 출시하는 것. 소용량 키트를 통해 다른 곳에서 구매할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 전용 진열대를 통해 주목도를 높여 구매를 유도하겠다는 게 회사 측 전략이다. 또 CU 역시 최근 전국 200개 대학가 매장에서 메디힐(마스크팩)·시세이도(클렌징폼 등)·다슈(왁스)·히말라야(스킨로션) 등 총 11개 브랜드 42개 화장품 제품을 론칭했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화장품 판매에 눈을 돌리는 것은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전국에 촘촘하게 깔린 3만 개 점포가 새로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세븐일레븐 측은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새로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결국 편의점이 화장품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늘리며 종합 생활 편의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인데, 이에 CJ ‘올리브영’·GS리테일 ‘왓슨스’·롯데쇼핑 ‘롭스’ 등 헬스&뷰티(H&B) 스토어와 치열한 경쟁구도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는 지난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매출 15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시장이 지난해 1조2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등 급성장하면서 편의점과 함께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최대 수혜 채널로 주목받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화장품 판매를 늘릴 경우 유사한 상품 구성으로 인해 헬스&뷰티스토어의 최대 경쟁자로 부각될 수 있다”며 “점차 두 채널 간 특징이 모호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