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의 주역은 지성, 엄기준 만이 아니었다. ‘피고인’이 있기 까지 숨은 공신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김민석. 6회 엔딩을 화려하게 장식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태양의 후예’ ‘닥터스’에 이어 ‘피고인’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지를 다진 그에게 종영 소감을 물었다.
“드라마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포상휴가를 다녀왔어요. 속 시원하기도 했는데, 아쉽기도 하고 슬픈 휴가였죠. 포상휴가라는 걸 처음 갔는데, 갔다 오면 ‘피고인’이 정말 끝나는 거니까요. 동료들, 선배님들이랑 시간을 잘 보내고 왔죠.”
김민석이 연기한 성규라는 인물은 차선호(엄기준 분)의 지시로 박정우(지성 분)의 딸 박하연(신린아 분)를 납치한 장본인. 깊게 캐릭터에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죄책감이 느껴지는 역할이기도 했다. ‘피고인’이 끝난 이후에도 김민석에게 성규는 여전히 조금 남아있는 느낌이었다.
“아직까지는 완전히 성규에게 벗어난 건 아니에요. 워낙 센 드라마였고, 애처롭고 슬픈 친구라 여운이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캐릭터를 벗어나는 데에)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드라마를 하면서 처음 느껴요. 아무래도 ‘피고인’을 하는 동안 성규라는 아이와 3, 4달을 보냈기 때문이죠. 오키나와에서 좀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확 풀릴 줄 알았거든요(웃음). 그리고 진짜 성규처럼 포상휴가도 먼저 끝내고 한국에 들어왔죠.”

특히 그는 ‘피고인’을 통해 지성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그에게 대선배이기도 한 지성에게 연기를 하면서 도움 받은 부분도 많았을 터. 이번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그가 도움 받은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저에게 많이 힘든 작품이었어요.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죠. 아직 신인이고 경험이 부족한 제가 이런 깊은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럴 때 감독님과 지성 선배님 등 감방 식구들이 많이 도와주셨죠. 제가 아직 자식이 없을뿐더러 어떤 심정인지 잘 모르겠어서, 촬영을 하다가 유지원 앞에서 아이들을 바라봤어요. 거기서 자식만 기다리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자식이 없어지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죠. 그런 생각들이 이성규를 만든 것 같아요.”
그렇게 김민석이 만든 이성규, ‘피고인’은 그런 노력들이 더해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닥터스’와 ‘태양의 후예’까지 그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피고인’이 이토록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을까.
“대본은 5부까지 봤었어요. 6부 엔딩을 봤을 때는 배우로서 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에는 그런 욕심이었다면 그 뒤부터는 그냥 뒷내용을 알고 나서부터 진심으로 임했어요. 너무 진심이었고, 중간에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죠.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현실과 구분을 못했죠(웃음). 스트레스를 받아서 밥도 못 먹고 4kg 정도 빠졌어요.”
조금씩 작품을 통해 점차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그이다. 그렇기에 그가 다음엔 어떤 작품을 선택하게 될지, 또 그 작품에서는 이전 작품에 비해 또 어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지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제 연기를 한 번씩 보면 마음에 안 드는 신이 있어요. 저때 왜 그런 식으로 했지 싶죠. 그런 걸 보면 200년을 해도 만족할 부분이 아니구나 싶어요. 그래서 연기라는 게 너무 재미있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다양한 변신이 더욱 기대되는 김민석. 진짜 그가 하고 싶은 작품은 무엇일까. 또 그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서고 싶을까.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근데 저와 멜로를 하고 싶어 하는 여자 배우가 있을까요? 그런 피지컬을 가진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마음 속 깊이는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고 싶은 여배우도 너무 많고요. 특히 ‘도깨비’에 나왔던 모든 멜로 라인들이 좋았어요. ‘또 오해영’도 그렇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