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어느날’ 천우희·김남길, 충무로가 기다린 배우들의 감성 판타지

입력 2017-03-30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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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와 김남길, 충무로가 기다렸던 두 남녀가 ‘어느 날’에서 감성 판타지를 만들었다.

30일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어느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윤기 감독, 배우 김남길, 천우희가 참석했다.

‘어느날’은 아내가 죽은 후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보험회사 과장 ‘강수’(김남길)이 교통사고 후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천우희)의 영혼을 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윤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남길 천우희가 출연한다.

이윤기 감독은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버려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 사람들의 삶이 일반적인 삶은 아니지만 사람 누구에게나 닥칠지 모르는 삶이기도 하다. 그 전제가 있었다.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오는 감정이 있어 표현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남길과 천우희는 처음 이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고사를 했다. 김남길은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이 없어서 고사를 했던 작품이다. 어른동화 같은 느낌도 있었고 판타지라는 장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이 이야기 흐름에 거리낌 없이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몰라서 고사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 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발견했다. 처한 사람의 환경이나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그 때 느낌이 생소해서 전달을 해드리고 싶었다. 또 이윤기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천우희와 함께 촬영한다고 해서 촬영에 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김남길 오빠처럼 처음엔 고사를 했다. 여러 고민이 있었다. 맡은 역할에 대한 어색함이라고 해야되나. 낯 간지러움이 있었고 캐릭터의 대사와 톤이 지금까지 봐 왔던 캐릭터 느낌이었다.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낯설게 다가왔다. 그 어색함이 저한테는 불편하게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 김남길 오빠와 이윤기 감독님을 만나면서 다양성 영화에 대한 힘을 키우고 싶었다. 또 김남길 오빠와 이윤기 감독님과의 작업이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가 다 어두워서 이질감이 있을까 고민이 있었다. 그에 대한 도전이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사람과 영혼으로 만난 두 남녀가 교감하며 서서히 변화해 가는 과정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김남길과 천우희는 연기로 표현한다. 실제로 두 사람의 연기 교감은 어땠을까.

김남길은 “천우희와 연기 호흡은 좋았다. 주거니 받거니가 잘 되면 더 멋져보이고 예뻐보이고 더 좋아보디지 않나. 천우희는 센스가 좋은 배우라 감정적인 장면이 잘 나온 것 같다. 현장에 가면 본인 연기만 하려는 배우들이 많은데 천우희는 전체를 볼 줄 알고 내가 돋보인다는 마음보다 작품을 돋보이기 위해 이해나 양보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천우희는 “저도 오빠와 비슷하다. 상대연기자와 전체를 볼 줄 아는 배우다. 또 영민하신데 그것을 애써 드러내거나 어필하지 않고 연기로 잘 녹이신다”라고 말했다.

카리스마와 함께 우수에 눈빛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 김남길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남성으로 분한다. 김남길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만족하냐는 질문에 “연기에 대해 만족감이라는 게 시간이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처럼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봐야 7~8년 전이지만 더 성숙하게 편안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매 작품마다 만족스럽게 연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70점 정도 주고 싶다.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을 할 때마다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극 중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천우희는 자신이 갖고 있었던 선입견에 대해 반성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시각장애인 역할만으로도 연기가 조심스러웠다.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과 대화를 하며 내가 얼마나 선입견에 갇혀 있었는지 알게 됐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뭔가를 못할 것이라는 생각하는 것 자체에 많은 반성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시각 장애인을 연기한다고 해서 크게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았다”라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윤기 감독은 “’어느날’이라는 제목이 좀 애매한데, 누군가에겐 살고 싶은 날, 그런 어느 날이 있지 않을까. 이 영화가 상처를 치유 받는 어느 날에 관객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단 1분이라도 그 감정을 느끼신다면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어느날’은 4월 5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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