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해투’ 4인방은 왜 스스로 시즌3라고 부를까

입력 2017-04-12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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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①] ‘해투’ 4인방은 왜 스스로 시즌3라고 부를까

한 방송사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기획력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지난 시간만큼 시청자들이 매주 같은 시간이 해당 프로그램을 봐야 한다는 필요조건과 앞으로도 참신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어야 하는 충분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KBS2 ‘해피투게더 시즌3’는 앞서 언급한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매우 드문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지난 15년 동안 매주 목요일 밤 11시를 책임져 왔고 어떻게든 더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려 애써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 바로 최근 방송된 ‘해투-레전드’ 특집이다.

“먼저 ‘해투-프렌즈’로 시작하면서 ‘쟁반 노래방’으로 레전드 리턴즈를 마무리 지었는데 분명히 힘든 작업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설렜어요. 과거 프렌즈나 쟁반 노래방을 하던 때 어렸던 친구들 아니면 그 때 태어난 친구들이 이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걸그룹 멤버들을 섭외했죠, 저도 어릴 때 시청자 입장에서 보기만 했던 거라서 연출을 할 때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박민정 PD)”

현재 ‘해투’는 박민정 PD를 포함해 김형석, 심재현, 김민석 PD 등이 투입돼 연출을 맡고 있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고 자신하는(?) 이 4명의 PD는 한때 수렁에 빠졌던 ‘해투’를 제자리로 돌려놓은 것을 넘어 다시 새로운 ‘해투’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 15년 동안의 ‘해투’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지켜 또다른 유산을 전해주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이번에 리턴즈를 기획하면서 과거에 촬영했던 신길동 목욕탕을 실제로 찾았어요. 촬영하기에는 매우 협소한 장소였지만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대화를 하는데서 오는 마력은 절대 무시 못 하겠더라고요. 선배들이 어떻게 실제 목욕탕을 가서 토크를 할 생각을 했는지. 하지만 사우나 토크가 오랜 시간 ‘해투’의 대표 코너였던 만큼 제작진 모두 변화에 대한 일종의 강박이 있었어요. 그래서 기본으로 돌아가서 토크쇼로 다시 분위기를 잡았죠. 기본에 충실하면서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한 변화가 필요했죠. (박민정 PD)”

기본에 충실하되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 박민정 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세운 이 명쾌한 기조는 현재의 ‘해투’를 설명하는 가장 완벽한 문장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이 프로그램은 사우나 세트장을 버리고 컨베이어 벨트 세트로, 여기서 다시 ‘해투 하우스’로 변신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리턴즈를 마치고 시도한 해투동 콘셉트도 ‘특집을 하고 난 뒤 다시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소파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해투동’이나 ‘MSG 토크’ 등을 시도했죠. 아직은 부족하지만 점점 ‘해투’만의 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박민정 PD)”

이런 가운데 ‘해투’는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지석진 등 일명 ‘조동아리’ 멤버들을 데리고 새로운 코너를 준비 중이다. 그야말로 토크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아깝지 않은 라인업이다.

“앞서 이 멤버들을 가지고 토크 드림팀 특집을 했을 때 오프닝만으로도 한 주 분량이 나오더라고요. 그 때 ‘이건 무조건 2주구나’라는 생각에 ‘하고 싶은 말씀 다 하시라’고 한 뒤 식사도 제공했었죠. 그 때 촬영을 하면서 느낀 건 이 분들은 예능을 잘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는 거였어요. 서로가 서로를 잘 되길 바라고 심지어 방송 중에 토라진 모습을 보여도 그 분이 왜 그러는지를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들이에요. 이런 조동아리 멤버들이 보여주는 케미스트리가 큰 재미가 될 것 같아요.”

박민정, 김형석, 심재현, 김민석. 이 4명의 ‘해투’ PD들에게 있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격언(?)은 전혀 고려사항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이들은 이처럼 수많은 시도와 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피투게더 시즌4’를 자칭하지 않는다.

“세트장 변경이나 포맷 변경은 저희가 보기에는 그냥 소소한 변화에 불과해요. 아직 시즌4라고 이름을 내걸 정도는 아니죠. 하지만 계속 변화를 주다 보면 분명히 시즌4의 이름을 걸 수 있는 우리의 자신감이 붙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해투’는 그 자신감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고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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