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②] ‘해투’ 4인방 “유재석 예능감 하락? 봉인된 것 일뿐”

입력 2017-04-12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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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②] ‘해투’ 4인방 “유재석 예능감 하락? 봉인된 것 일뿐”

KBS2 ‘해피투게더 시즌3’는 지난 2003년 새 MC로 유재석이 투입된 이래 그의 진행능력에 대한 철저한 신뢰로 프로그램 변화를 시도해 왔다. 최근 보도를 통해 ‘해피투게더 2부’로 알려진 새 코너 역시 유재석과 조동아리 멤버들에 대한 믿음으로 성사 된 것이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코너에 대해선 누구 한 명을 특별히 기대한다는 것 보다 유재석과 그 멤버들이 보여줄 조합에 기대가 돼요. 사실 그동안 ‘해투’는 유재석이라는 단 한 사람에게 굉장한 의지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토크 드림팀 때 그 유재석이 굉장히 신나있고 게스트한테 의지하는 모습을 정말 처음 봤어요. 재석 씨가 MC로서의 부담을 덜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조동아리 멤버들 앞이였던 거죠. (김민석 PD)”

이날 인터뷰를 함께 한 ‘해투’ PD 4인은 모두 입을 모아 새롭게 시작하는 코너의 관전 포인트로 ‘유재석의 변화’를 언급했다. 시청자가 모르는 진짜 유재석의 모습이 보일 것이라는 예고다.

“녹화 들어가기 전에 유재석은 동료 연예인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다가도 촬영만 들어가면 MC로서의 책임감을 발휘해요. 그러니까 평소 자신의 편안하고 발랄한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하죠. 토크 드림팀 녹화 때보니 과거 강호동, 이휘재와 ‘공포의 쿵쿵따’를 하던 때의 유재석이 보이더라고요. 가끔 ‘유재석이 재미없어졌다’, ‘감이 떨어진 것 같다’는 댓글이 있던데 전 거기에 절대 동의 못해요.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유재석에게 기대하는 것이 오로지 진행 부분이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를 조금 억누르는 경향이 있어요. (김형석 PD)”

이렇게 유재석이 모두를 챙기기 위해 자신을 억누를 때 한편에서는 또 다른 역할을맡아 ‘해투’를 더욱 재미있는 예능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박명수, 전현무, 조세호, 엄현경 등은 게스트 중심의 토크쇼인 ‘해투’에서 때로는 자신을 숨기거나 어느 때는 상상치 못한 질문을 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박명수 씨의 가장 큰 장점을 절대 기죽지 않는다는 거죠, 유재석 씨가 깔끔한 진행을 한다면 박명수 씨는 가끔 엉뚱한 행동과 말로 웃음을 만들어요. 그리고 순식간에 녹화 분위기를 전환 시키죠. 가끔 진짜 맥을 끊을 때가 있지만 그런 상황을 걱정해 본인이 가진 최선을 못 보여주는 일은 없어요. 호통을 치고 어른들에게 들이대도 불편하지 않은 캐릭터? 이건 아무나 못하는 거죠. (박민정 PD)”

“박명수는 뭐랄까. 조금 거친 말로 뇌에서 바로 나오는 것 같은 질문을 해서 날 것의 웃음을 만들 줄 알아요. 물론 절대 세련되진 않지만 정말 웃음이 필요할 때 그걸 만들어 주는 건 굉장한 장점이죠. 그리고 박명수의 세련되지 못한 부분을 전현무가 채워주죠. (김형석 PD)”

이후 이들은 자연스럽게 전현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아나운서 출신의 예능인으로 깐족과 밉상을 깔고 있는 이 남자 역시 ‘해투’에서 결코 없어선 안될 존재다.

“전현무는 본인의 이미지에 밉상이 깔려있다는 걸 잘 알아요. 그리고 그걸 영리하게 이용할 줄도 알죠. 특히 전현무의 가장 큰 장점은 일종의 PD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거에요. 녹화를 하다보면 ‘지금쯤 PD가 이런 걸 궁금해 할 것 같은데’라는 걸 아는지 스마트한 질문을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박민정 PD)”



그러나 지금의 ‘해투’에서 가장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에 기여를 하는 MC는 역시 개그맨 조세호와 배우 엄현경이다. 이들은 게스트 중심 혹은 유재석-박명수-전현무 중심의 카메라 앵글 속에서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엄현경은 다른 곳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여배우로서 자신을 다 내려놓는, 정말 어려운 일을 해주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다른 MC들도 엄현경을 단순한 동료 이상으로 대해요. 마치 막내 여동생처럼요. 그리고 엄현경을 칭찬하는 건 단순히 이미지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에요. 장장 7~8시간 녹화 동안 카메라에 잡히지 않다고 게스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해주는 태도나 MC들 안에서 굉장히 영리한 플레이를 해줘요. 굉장한 집중력과 영민함을 지녔어요.(심재현 PD)

“조세호는 정말 꾸준하고 조금씩 본인의 역량을 넓힐 줄 아는 사람이에요. 녹화를 해보면 늘 제작진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요. 그리고 때로 진지한 게스트가 나와 웃음이 사라질 때는 자기 몸을 던져 웃음을 만들어요. ‘해투’에 필요한 역할을 가장 휼륭하게 해내는 사람이에요.” (박민정 PD)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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