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라! 95년생 삼총사 ‘백·진·선’

입력 2017-04-14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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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백규정 김민선(왼쪽부터)이 1번홀 티샷 전 담소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백규정, 고진영, 김민선 국내서 2년여 만에 샷대결
-88년생 세리키즈 뒤를 이을 제2의 황금세대로 주목
-삼총사의 특별한 우정과 선의의 경쟁…또 다른 볼거리

“반갑다 백·진·선.”

1988년생 이른바 ‘세리키즈’는 한국여자골프의 황금세대다. 한국여자골퍼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신지애를 비롯해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박인비, 일본여자프로골프의 1인자 이보미, 2011~2012년 KLPGA 투어 상금왕 김하늘 등의 활약은 한국여자골프의 역사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88년생 세리키즈만큼은 아니지만, 그 뒤를 이어 주목받고 있는 세대가 1995년생이다. 특히 2014년 나란히 함께 데뷔한 ‘삼총사’로 통하는 백규정, 고진영, 김민선은 차세대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잠시 흩어졌던 1995년생 삼총사가 다시 뭉쳤다. 13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에서 시작한 삼천리투게더오픈 1~2라운드에서 2년 여 만에 재회하며 모처럼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백규정과 고진영, 김민선은 2014년 함께 데뷔했다. 하지만 셋이 같은 무대에서 활약한 건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해 10월 백규정이 KEB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2015년 미 LPGA 투어로 진출했다. 이후 2년 동안 뭉치지 못했던 삼총사는 백규정이 올해부터 KLPGA 투어로 복귀하면서 재회했다.

백규정과 고진영, 김민선은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다. 1년 먼저 데뷔한 김효주가 프로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터라 더욱 큰 기대를 받았다.

삼총사는 공통점도 많다. 모두 국가대표와 상비군 등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백규정과 김민선은 프로 데뷔 전 세계여자아마추어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기도 했다. 실력도 비슷해 루키 시절엔 신인상을 놓고 시즌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다. 백규정이 3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1승씩을 기록한 고진영 2위, 김민선 3위에 올랐다. 이는 역대 가장 치열했던 신인왕 경쟁으로 기억되고 있다.

다시 뭉친 1995년 삼총사는 이번 시즌 KLPGA 투어의 인기를 책임질 첫 번째 흥행카드로 주목받고 있다. 3년 전 신인 시절엔 백규정이 한발 앞서 나갔지만, 지금이 상황이 달라졌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여왕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화끈한 장타가 돋보이는 김민선 역시 양보 없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백규정은 미국 진출 이후 부상으로 인해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거꾸로 고진영과 김민선을 따라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백규정과 고진영, 김민선은 선의의 경쟁과 함께 더 깊은 우정을 쌓아가기로 다짐했다. 2년 여 만의 동반 경기를 끝낸 뒤 김민선은 “TV를 통해 (백)규정이를 많이 응원했고 잘 안 될 때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함께 경기해보니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또 3년 전과 다르게 긍정적이고 더 성숙해진 것 같아 좋아보였다. 셋이 오랫동안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고 친구를 걱정했다. 고진영도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경기하니 옛날 기억도 떠오르고 정말 좋았다”며 웃었고, 백규정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친구들이 반갑게 맞아줘 마음이 편했다”고 고마워했다. 삼총사의 특별한 우정과 선의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갈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시즌 KLPGA 투어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용인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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