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 “세계적인 놈이 되겠다”

입력 2017-04-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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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은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공연장이 점잖은 곳인데, 그 점잖은 사람들의 혼을 빼버릴 때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제공 | PRM

내달 6·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대선 앞두고 ‘새로운 꿈’ 희망의 메시지
6월께 새 앨범…세계 진출·화가 도전도

가수 전인권은, 자의든 타의든, 어느새 ‘위로’의 이름이 됐다. 지난겨울 세 번의 촛불집회에 나서 ‘걱정 말아요 그대’ ‘행진’ ‘애국가’를 광장의 시민들과 함께 불렀다. 다양한 세대에 깊은 울림이 됐다. 15일엔 세월호의 목적지 제주에서 열린 3주기 추모공연에서도 노래했다. 그가 위로의 이름이 된 계기는 ‘걱정 말아요 그대’다. 2004년 전인권 4집 ‘전인권과 안싸우는 사람들’ 수록곡이지만, 2015년 겨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되며 ‘국민 위로곡’이 됐다.

“마음이 허전한 사람들이 많은 거지. 그런 사람들이 광장에서 열광적으로 함께 노래해줄 때 큰 감흥이 왔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을 땐 마음이 너무 아팠고, 어떻게든 내가 꼭 위로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인권의 공연이 정치적 행동으로 해석되면서 악플도 많아졌다. 그는 “악플 하면 전인권 아니냐”며 웃었다.

“악플은 잘 안 보는데, 그냥 읽고 넘어갈 때도 있고 대답을 해주기도 한다. ‘똥물 같이 더러운 놈’이라는 글에는 ‘비타민C를 하루 3000CC 먹으니 그 냄새가 안 나더라’고 답글을 쓴다.”

전인권은 5월6·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공연 제목은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로, 전인권이 붙였다. ‘걱정말아요 그대’의 마지막 구절이다.

“작년 11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화가 왔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글귀를 써도 되겠느냐기에 쓰시라 했다. 3개월을 시청 앞에 붙여놓더라. ‘아, 좋은 말인가?’ 해서 이번 공연 제목으로 붙였다.”

전인권은 1979년 그룹 따로 또 같이 멤버로 데뷔해 같은 해 솔로 앨범을 냈다. 1985년 들국화로 활동하다 1988년 ‘사랑한 후에’라는 곡으로 다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40년 가까이 음악인으로 살아온 그가 꾸는 ‘새로운 꿈’은 무엇일까.

“세계 진출이다. 나이 생각 안 하고, 세계적인 놈이 되자 생각했다. 그들에게 안 꿀릴 수 있다. 연습량을 늘리기 위해 집에 한 달 전 연습실을 만들었다. 그다음 꿈은 미술이다. 데생으로는 내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자신 있다. 손녀 둘을 위해 50평짜리 집을 마련해 벽화를 그리고 싶다.”

이번 공연은 대선 직전에 열린다. ‘탄핵’을 외치던 촛불집회에 나섰던 ‘문화인’으로서 묘한 인연이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전인권은 “깨끗하고, 남의 말 많이 안 하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 지도자가 좋으면, 국민은 닮아가게 된다. 머리 쓰는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 그냥 깨끗하게 소신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좋다.”

전인권은 6월쯤 새 앨범을 내놓는다. 사운드가 좀 단순해지고, 가사는 예전처럼 사람들의 애환을 담겠다고 했다.

“이번부터 내 앨범은 다를 것이다. 실력이 더 쌓여서 나올 거다. 어제와 달라졌다고 생각하면서 매일 연습한다. 난 정신을 차리는 데 5년 걸리는데, 이제 5년이 됐다. 진실하게 살고, 진실하게 음악을 해볼 생각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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