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주민규(왼쪽)는 군입대를 통해 꿈에 그리던 K리그 클래식 무대를 밟았다. 그는 매 경기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랜드 동료들 너만 클래식 가냐” 장난
“소중한 클래식 경험, 열심히 배우겠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선수들에게는 클래식(1부리그) 승격이 꿈이다. 특히 챌린지 팀에 입단해 클래식 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런 면에서 상주상무 공격수 주민규(27·일병)는 군 입대를 통해 꿈을 이룬 경우다. 2013년 고양HiFC에 입단한 뒤 2015년 서울이랜드FC로 이적한 그는 지난해까지 챌린지에서 121경기를 뛰며 42골을 뽑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클래식 무대는 경험하지 못했었다.
● 군입대로 이룬 클래식 데뷔
주민규는 지난해 12월 군복무를 위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다. 상주는 클래식 팀이다. 원 소속팀 서울이랜드는 여전히 챌린지에 머물러 있다. 입대가 그의 꿈을 도운 것이다. 주민규는 “이랜드에서 같이 뛰던 동료들이 ‘너만 클래식 가서 뛰느냐’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곤 한다”며 웃었다.
꿈에 그리던 무대지만, 뛰는 것만으로 만족할 순 없다. 꾸준한 활약을 통해 자신의 기량이 클래식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주민규는 3월 12일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에 풀타임으로 출전해 클래식 데뷔골을 신고했다.
현재 7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출발이 나쁘진 않다. 주민규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에서 뛰니까 설렌다. 아무래도 챌린지 팀들보다는 조직적이고, 실수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공략이 쉽지 않다. 하지만 늘 배운다는 자세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상주상무 주민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군생활 통해 느끼는 작은 것의 소중함
전문운동선수들이 군복무를 하는 상무는 일반 군부대에 비해선 생활환경이 좋은 편이지만, 군생활의 틀은 똑같다. 자유로운 민간인 생활에 비해 통제되는 부분이 많다. 주민규는 “주변에서 군생활을 하면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낀다고 하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랜드에 있을 때는 훈련이 끝나면 동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소소한 부분도 무척 소중한 시간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군생활을 통해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군생활을 하면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속에 클래식을 경험한다는 것도 감사할 일 아닌가. 이 마음을 잘 간직하고 싶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