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25일(한국시간) 미국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했다. 서클 체인지업이 위력을 뽐내며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류현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코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무려 961일 만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다.
비록 팀 타선의 침묵으로 1-2로 패해 시즌 4패로 첫 승 신고는 못했지만 자신의 주무기인 현란한 체인지업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제압했다. 시즌 방어율도 4.64로 떨어졌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인터뷰에서 “수술하고 돌아온 뒤 가장 좋은 투구를 한 것 같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2년 이상 아주 먼 길을 돌아와 퀄리티스타트를 한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지금 모습을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구속을 끝까지 유지했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모두 훌륭했다. 류현진이 오늘 완벽하게 조화로운 투구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LA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날 중계방송을 해설한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의견도 로버츠 감독과 같았다. 정 위원은 “사실 류현진에게 수술 이후 구속에 대한 물음표가 쏟아졌다. 그러나 류현진은 155km의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오늘 복귀 이후 가장 빠른 150km의 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구속 보다는 다양한 변화구를 낮고 정교하게 구사한 부분이 돋보였다. 류현진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투구다”며 “류현진은 체인지업 뿐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도 굉장히 뛰어나다. 정교한 변화구 투구로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도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 이상이었다. 앞으로 체인지업 뿐 아니라 다른 변화구도 더 적극적으로 구사하면 좋은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수술 전보다 떨어진 구속은 그동안 류현진 스스로에게도 큰 압박이 됐다. 그러나 정 위원은 “구속이 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초연해진 느낌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14승을 올릴 때도 강속구를 던진 것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놀란 것은 구종마다 모두 속도 조절이 가능한 특별한 능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30개)보다 체인지업(40개)을 더 많이 구사하며 타자들을 현혹했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위력적이었다. 평균 145km를 기록한 포심 패스트볼도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와 함께 조화를 이뤄 더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은 앞선 3차례 선발 등판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140km 초중반 포심 패스트볼이 자주 장타를 맞았다. 그러나 정교하고 볼끝 움직임이 좋은 투구를 이어가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6이닝을 책임지며 스스로 앞으로의 희망을 입증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