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콘서트] 여름의 시작을 알린 ‘위즈 칼리파 페스티벌’

입력 2017-05-04 1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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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믹스맥코리아

‘힙합계 거물’ 위즈 칼리파의 위용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5월 3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는 ‘mixmag korea presents seoul sessions live music event 2017’(믹스맥 코리아 프레젠트스 서울 세션스 라이브 뮤직 이벤트 2017)이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길고 내용을 알기 힘든 정식 명칭보다는 일명 ‘위즈 칼리파(WIZ KHALIFA) 페스티벌’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 미국 힙합씬의 거물로 손꼽히는 위즈 칼리파(WIZ KHALIFA)의 데뷔 이후 첫 한국 무대가 이번 공연을 통해 성사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공연은 위즈 칼리파의 단독공연이 아니라, 지코, 비와이, 조이라이드(JOYRYDE), 클럽 쉐발(CLUB CHEVAL), 빌스택스(이전 활동명 바스코), DPR LIVE 등 총 12팀의 힙합&일렉트로닉 뮤지션이 출연하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진행됐고, 이에 ‘위즈 칼리파 페스티벌’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일단 이날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나선 위즈 칼리파의 무대는 ‘명불허전’이었다.

라이브에서 더욱 생생하게 귀에 박힌 그의 래핑은 이날의 무더위도 잊게 만들며 2만여 관객들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특히 ‘강남스타일’을 제치고 유튜브 최다 조회 비디오에 오를 것이 확실시 되는 ‘시 유 어게인’(See You AgAin)이나 ‘영&와일드, 프리’(Young, Wild&Free) 등의 라이브는 일종의 감동마저 불러일으켰다.

또 위즈 칼리파는 라이브 내내 카리스마와 위트를 넘나드는 무대매너와 락커 못지않은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곁들이며 그가 왜 힙합씬의 슈퍼스타가 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위즈 칼리파가 분명하나, 다른 아티스트의 공연도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과거 바스코로 활동했던 빌 스택스는 저스트 뮤직의 식구인 씨잼과 천재노창과 함께 출연해 무더위를 식혀주었고, 일렉트로닉 뮤지션 조이라이드(JOYRYDE), 클럽 쉐발(CLUB CHEVAL)은 이제 곧 쏟아질 EDM 페스티벌의 재미를 한발 앞서 맛보게 해주었다.

국내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스타로 꼽히는 지코와 비와이의 무대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이중 비와이는 무대에서 5월 10일 발표예정인 신곡을 깜짝 공개하고, 미국 진출을 선언하기도 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적인 부분만 보자면 충분히 아름다운 추억만 선사할만한 ‘위즈 칼리파 페스티벌’이었다.

사진=믹스맥코리아


하지만 곳곳에서 벌어진 운영미숙으로 인해 발생한 불편함은 이처럼 즐겁고 아름다워야 할 기억에 얼룩을 남기고 말았다.

이날 공연의 무대는 경기장 내부가 아닌, 잠실 주경기장 서문 주차장에 설치됐으며, 관객들은 잔디밭이 아닌 아스팔트위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문제는 이날 날씨가 올해 들어 가장 무더웠다는 것이다.

30도에 육박하는 기온과 뜨거운 아스팔트, 사람들의 열기가 더해져 체감온도는 급격히 상승했지만, 이날 페스티벌의 현장에는 변변찮은 휴식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공연장 밖으로 그늘을 찾아 나가야 했다.

미비했던 F&B 코너도 고스란히 관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주류이다. 하지만 이날 페스티벌에서는 주류를 구매할 수 있는 부스가 많지 않아 한번 구매를 위해 3~40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또 일부 제품은 일찌감치 동이나, 긴 시간을 기다렸지만 허탕을 치는 일도 발생했다. 수요에 대한 사전 조사와 충분한 물량의 준비가 아쉬운 대목이다.

더욱이 결제시스템의 오류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가 먹통이 되는 상황까지 발생해 관객들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은 배가 됐다.

이밖에 관리인력의 부재로 유명무실해진 흡연구역, 스탠딩 관람존과 피크닉존의 미구분으로 혼잡한 관람 구역 상황 등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즈 칼리파의 무대는 이를 감수하고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무더위와 불편함도 아랑곳하지않고 위즈 칼리파의 노래에 몸을 흔들어대는 관객들은 이미 여름이 시작됐다는 걸 알리고 있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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